6월
계속되는 스님생활..
저녁밥이다.
생선두종류와 깨잎과 배추댕장국.
그리고, 아들 묵고 남은 소고기더미...
스님생활을 하며 이전보다 훨씬 자극없이 밋밋한 음식을 묵어가며,
배추가 달다는 것을 새삼 크게 느끼고 있다.
다음날 저녁밥.
오... 아내님이 비싼 금징어를 나묵으라고 해주셨다.
아들안묵고 나묵으라고 먼가 해주신건 참 오랜만인거 같다.
아주 조금 짯고 궁물많아서 내 스타일 아니었지만,
스님식생활 중인 내게는 넘나 맛있어서,
저 후라이팬 하나를 거의 내가 다묵었다.
그리고 후식수박은 스윗.
아들과 학교다녀온,
토요일 저녁밥.
고급 어류가 나왔다.
제주산이라는데 대형은 아니었어도 맛있었다.
그리고 저 빨강궁물.
내장까지 씨언해지는 굳맛이다.
일요일에 가족들과 둘레길 산책을 간단히 하고,
호수공원 길건너에 로컬푸드가게를 가서,
떡도사고 김밥도 샀다.
별 기대안했는데, 먼가 바다의 감질맛이 스윽 느껴지고
좀 쌩맛스러운 재료들이 대비되어 좋은 맛이었다.
일요일의 저녁밥.
전복이다. 전복.
저라고 쪄묵는게 젤 맛난거 같다.
저 좋은 안주에 술을 못묵네.... 아.....
엄마보러 갔다.
엄마가 밥주시는걸 보면, 그래도 엄마가 나를 참 이뻐하시는구나... 그런걸 느낀다.
전복에 쭈꾸미에 새우샐러드에 막 김냉에서 나온 김치..
지금 내가 못먹는게 진짜 많은데도,
내가 묵을 수 있는 한정된 식재료로 저렇게 호화롭게 내어주셨다.
엄마다.
예전에 섬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장동료들을 오랜만에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간만에 무리해서 기름진 고기도 묵었고,
남들 차미슬묵을때 맹물묵어가며 함께했다.
혼자 물묵고있으니 조금 피곤했지만, 즐거웠다.
홍합국에 밥을 넣고, 고등어에 상추겉절이 같은걸 묵었다.
고기를 못묵으니 생선을 아내님께서 신경써서 많이 주신다.
고등어의 소중함을 많이 느끼는 올해다.
이 시리즈가 비싼데,
의외로 할인떄리고 있어서 사묵어봤다.
역시 족보있는 업체라서 그런지, 덜 자극적인 맛이다.
대개 초코렛 아이스크림은 느끼할 정도로 단데...
귿.
고기를 못묵으니까,,
아내님이 오리훈제를 데치고 볶아서 샐러드로 주셨다.
신경 많이 써주신다.
아들 얼집 밥메뉴가 잡채가 있었을거다.
아내님께서 오랫동안 정성들여 잡채를 내어주셨다.
그리고 그 이후로 아내님은 잡채를 만들지 않으셨다.
어느 금요일 저녁밥이다.
저 혐짤같은 음식은 닭가슴살을 라이스페퍼로 싸논거다.
닭가슴살로 요리를 해보기도 했고, 이렇게 묵어보기도 했지만,,
원래 맛없는 건 어케해도 맛이 없다.
왜인지는 몰르겠는데 소고기를 묵은 날이다.
우리는 가계소득이 많지 않아서 소고기를 사묵는 일이 극히 드문데,
아내님께서 내가 소보다 싼고기를 못묵으니까 어쩔수없이 사셨다.
그렇게 어쩔수없어서 묵었는데, 아존맛.
오랜만에 인간존엄성을 느꼈다.
또 엄마보러 갔는데,
엄마는 또 어마무시한 밥상을 내어주셨다.
춉스테이크 + 도토리묵 + 밀가루가 안들어간 새우야채전.
나도 아내도 너무 맛있게 묵었다.
엄마도 좋았으면,, 싶다.
나의 아내님은 우리의 아들이 밥잘묵으면 참 좋아하신다.
일요일이다.
아내님께서 물회를 드시고 싶다고 하시며,
동네 식자재마트에서 물회를 사오셔서 저녁에 묵었다.
참... 맛없었다.
당분간은 아내님도 식자재마트 물회는 시도안하실 것 같다.
옛날에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라는 책이 있었다.
저건 오리다. 아내님께서 최선을 다해 기름기를 빼낸 오리훈제.
그리고 저 특이한 색의 음식은,
핸드메이드 스프다.
아내님께서 아들을 위해 양파를 잔뜩 썰어볶고 감자도 갈아서 넣고 두유로 궁물을 만든,
스프다.
지금까지 내가 묵어왔던 스프맛은 아니었지만,
아내님의 자식사랑을 떠올리며 다ㅡ 묵어냈다.
2년전에 같이 근무했던 직장동료들이 찾아와서 담소의 시간을 가졌다.
직장근처에 저런 컨셉의 식당들이 몇 있는데,
음... 여긴 차순위.
까페에서 커피를 먹지 못하는 불쌍한 상황이었으나,
아주 뷰맛집이었다.
나의 초미녀아내님은 이번 달에도,
아들이랑 밤새 자다가 새벽 일찍 몰래 나와서,
일찍 출근하는 내게 따뜻한 국밥을 내어주었다.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내가 건강하게 오래살아 오랫동안 자기말 잘들으며 살기를 바라신다.
그래.
씨크릿가든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빠른 시일 내에 스님식생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듯 하다.
아내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