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새해다.
계속 먹자.
새해 첫 해를 보고,
전주에 갔다.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줄돔이라는 생선을 묵었다.
겨울에 사묵었는데도 씨알이 작아서인지.. 기대만큼의 탱탱함과 꼬소함은 아니었지만,
눈몰려 있는 것보다야 당연히 맛있게 묵었다.
다음날은 뽀오얀 사골궁물 곰탕을 어머님께서 내어주셨다.
그리고 남은 대량의 사골궁물은 우리집으로 오게 된다.
옴마가 주신 돼지찌개를 집에 가져와서 묵었다.
역시, 어리쥐널이다.
동네에 즐겨가는 까페에서 원두를 사와 갈아묵어 보았다.
예전에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쎈 샷 들어간 아메리카노만 주구장창 묵어댔는데,
늙고 병들다보니 커피도 그렇게 묵으면 안되게 되어서,
드립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 사와서 갈아내려 묵어 봤는데,,
아.... 시다...........
호랑이새끼가 개가 될수 없기에,
옴마가 주신 돼지찌개를 다 묵고 나서는,
왠지 이만한 메뉴가 없겠다싶어서,
내가 돼지찌개를 만들어 보았다.
적당한 앞다리살을 사면 가게 사장님이 적당히 짤라 주신다.
그걸 먼저 참기름으로 볶고,
쏘주를 좀 붓어주고,
파채파를 썰어서 넣어주고,
김치도 썰어넣어서 같이 볶다가,
어머님이 주신 사골궁물을 넣고 진득허니 끓이다가,
다진마늘과 된장조금과 생강가루 약간을 넣어서 더 끓여줬더니,,
우와.
옴마의 어리쥐널은 아니지만, 나의 예상보다 훨씬 맛있고 묵직한 돼지찌개가 되었다.
계속 물에 빠진 돼지만 묵다보니,
돼지를 좀 구워묵고 싶어서,
목살을 사와가지고 에프에 돌려먹어봤다.
아.... 아니었다.
돈아까웠다.
에프에 돼지를 돌리는건 아니었다.
저번에 묵은 원두가 내게는 좀 시어가지고,
사장님께 진짜 안신거 좀 주시라고했더니,
블렌딩으로 주셨다.
아... 이제 좀 입에 맞았다.
그리고 자꾸 내래묵다보니, 좀더 낫게 내려묵는 법을 좀 알게 되었다.
직장동료 어머님이 아슈크림 묵으라고 멀 주셔가지고,
간만에 배라가서 하프갤론 걷어봤다.
뉴욕치즈케이크+다크초코나이트+쫀떡궁합+요거트+체다치즈앤포테토+기운센아이스콘푸로스트
이렇게 6개였다.
뒤에 두개는 첨 묵어봤는데,
의외로 기운센머시기가 맛이 재미있었다.
쫀떡궁합의 쫀득함이야 여전허고.
아내님께서 딴동네가서 닭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나의 아내님은 닭음식을 참 좋아하신다.
닭튀김을 참 좋아하시는데, 나와 아들 때문에 일부러 튀기지 않은 구운닭을 드신다.
무엇이든, 잘 드신다.
소금구이와 빨간구이인데,
다른 가게에서 묵었던 맛과 좀 비슷하게 맛있었다.
빨간양념이 양념통닭의 양념그런거 아니고,
매컴허게 딱 떨어지는 맛으로 맛있었다.
아내님이 무슨 목재같은 삼치를 구워주시고 콩나물국도 내어주셨다.
이 콩나물국은 참 맛있었다.
역시, 로컬출신은 다르구나... 싶었다.
저 목재같은 삼치도 정말 맛있었다.
아내랑 전주에 병원을 갔다.
아내님이 아프신건 아니고, 내가 아파서... 다니는 병원이다.
그래도 의사님이 호전중이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아내님의 얼굴이 좋았고,
날도 좋아서 근처 신시가지에 있는 김밥집에서 김밥을 세줄사와 벤치에서 묵었다.
한줄에 평균 5천원이었는데, 참 맛있었다.
그리고 나는 얼굴이 하얘졌다.
아내님이랑 아들놈 모자를 사고,
동네 햄버거가게에 가서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데리버거를 사와묵었다.
이런저런 버거 많지만, 내게는 저게 찐이다.
먹으면서 너무 좋았다.
병이 호전중이라니,
내가 본격적으로 저녁밥을 좀 차려보기로 했다.
그 두번째 밥상이 저거다.
저거는 남은건데, 김밥묵고 온날 수육을 했다.
다음날 묵은건데도, 저 수육,, 진짜 잘했다.
사실 이것저것 떄래박아 물부어 끓여서 돼지넣고 계속 끓이면 되는거라,,
맛있는게 딱히 내가 잘한거라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맛있으면 된거지머.
아내님이랑 점심에 라면을 끓여묵었다.
헤헤ㅡ
진짜 간만에 묵는 라면이라 작정하고 둘이서 세개 끓였는데,
거기다가 떡(아내님꺼)도 넣고 만두(내꺼)도 넣어서,
아주 럭셔리허게 묵었다.
근데 내가 만두 넣을 타이밍을 놓쳐가지고,
면도 좀 뿔고, 양도 많고 그래서 맛은 있었으나 좀 버거웠다.
둘이서는 두개만 끓여묵자.
부양가족들과 구례에서 생선구경을 하고 와서,
간만에 둘마트 가가지고 연어랑 머 이것저것 사와서,
비빔밥과 연어샐러드를 저녁밥으로 아내님께 내어드렸다.
난 연어를 생선으로 그닥썩 좋아하진 않지만,
저건 훈제로 파는거였고,
음... 레몬드레싱해서 양상치랑 묵으니 나쁘지 않았다.
나는 그랬는데,
아내님은 무척 좋아하셨다.
아내님이 드레싱을 잘 골르셨다.
한참동안 너무 잘묵어서 좀질려버렸던 라이스크림이,
흑임자버전이 나왔길래 바로 겟했다.
백종원 흑임자 아이스크림보다는 소프트하다.
그리고 라이스크림 특유의 떡큐브가 들어있어서 재미도 여전히 있다.
근데 이거나 백종원이나 다 롯데아닌가??
일요일에는 드디어 내가,
김밥을 만들었다.
진정 김밥은 처음 만들어보는 거였는데,
아내님께서 이집에 살면서 몇차례 김밥을 만드신걸 본적이 있어서,
이게 얼마나 블록버스터인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재료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는데,,
젠장.
김밥마는걸 잘 못해서 초반 3줄은 썰지 못하게 되었다.
4번째부터는 마는것도 잘했다.
맛은 있었다.
부양가족들도 매우 잘 묵었고.
다음에는 주걱으로 밥에 간해서 섞을 때 살살해봐야겠고,
이게 의외로 스피드가 상당히 중요한거 같으며,
김밥을 말고 김에다가 기름칠하는건 허세가 아님을 알았다.
아내님은 이 사실을 동네 맘까페에 자랑하셨고, 댓글이 38개나 달린 것을 내가 확인했다...
동네 끝에 있는 식당에서 갈비찜을 사와 묵었다.
이게 갈비찜인데,,, 원래 가게에서는 저 많은 궁물을 쫄여가면서 묵는다.
그러면서 짜고 매운 라도의 맛이 완성되는데,
여기는 집이니까,, 계속 쫄이고 있을수는 없어서,
저라고 퐁당허게 묵었다.
그래도 충분히 맛있다.
아내님께서 소고기를 사묵자고 고깃집에 가시더니,
좀더 양적고 천원 비싼 고기를 버리고,
좀더 양많고 천원 싼 고기를 사와서 구워묵었다.
그리고,
연어생선을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둘마트에서 훈제연어를 사와 샐러드로 묵었다.
훈제연어는 내취향은 아니었으나,
천원이 싸더라도 한우는 한우인지라, 맛있었다.
아내님은 훈제연어 샐러드가 맛있다고 내게 많은 칭찬을 주셨다.
그건 딱히 내가 잘한게 아닌데...
떡국을 했다.
양지고기를 볶고 사골궁물을 덤궈서 했다.
소금좀 쳤더니 아주 맛있어졌다.
요즘 저녁밥을 내가 하고 있는데,
먼가 데이빗 리카도의 마음으로 그러고 있다.
다만, 조리를 내가 하는거고,, 메뉴는 아내님께서 명령해주시는데,,,
간장닭볶음탕을 내라는 것이었다....
음식을 해보니까, 빨갛게해서 맛내기는 쉬운데,
안빨갛게해서 맛내기는 쉽지 않더만... 근데 애도 있으니... 간장으로 맛을 내어야 했다.
닭을 먼저 푸욱 삶었다.
그리고 간장베이스 양념으로 감자랑 고구마랑 양파랑 당근 아주 조금해서 쫄여댔는데,,
음....
닭빼고 맛있는 닭볶음탕이 되었다. 젠장.
닭이 맛이 덜들었어....
다음엔 그걸 보완해봐야겠다.
다음날은 참 서민스런 소박한 밥상인데,
이게 보기보다 상당히 성가신 밥상이었다.
진미채볶음과 콩나물무침과 미역꾹인데,
콩나물무침은 완전히 망했다.
책에서 꼬소한 냄새가 날때까지 삶으라고 했는데,
책에 나온 4~5분 된거 같아서 삶기를 그만두었는데,
다 안 삶아져서 맛이 망한거 같다.
다음에는 콩나물이 좀 죽이 되더라도 푸욱 삶아야겠다.
진미채볶음은 잘 되었다.
하지만, 밥반찬보다는 안주에 적합한 맛이라서,,
막걸리생각이 참 많이 났다.
미역꾹은,,
미역을 참기름에 따로 볶았고,
멸치궁물을 내어서 바지락과 다진 마늘을 넣었고,
국간장 조금과 소금아주 약간을 쳐서 맛을 내었는데 참 맛있게 되었다.
재활용과 했던거다.
아내님이 만들어두신 참치김치찌개는 액끼쓰가 되어서 김치조림이 된 상태였다.
맛은 숙성되었으니,, 좋았다. 다만 먼가 잔반처리하는 기분은 있었다.
샐러드도 양상추에 햄에 두부넣어 아몬드 드레싱을 부어 만들었다.
명절이 다가오니까,, 냉장고를 좀 비워둬야지...
민족의 대명절 전날이 1월의 마지막 날이다.
전부치러 엄마집에 갔다.
명절음식 준비에 바쁜데도 불구하고,
동생님께서 씨즈닝과 래스팅을 하시며 소고기를 양키스럽게 구워주셨고,
백김치가 작살이었다.
후식으로 디까페인커피도 내려주셨다.
최근 어쩔수없이 디까페인을 좀 묵어봤는데,
디까페인은 원래 산미가 적은지,, 의외로 내취향이다.
그리고, 전작업이 종료되고 엄마가 삶은 돼지를 내어주셔서,
따뜻하고 폭신한 돼지를 맛이 맥시멈을 찍은 묵은지와 함께 잔뜩 묵었다.
그리고 귀가길에 졸음운전으로 사망할까봐 인도네시아 싱글오리진을 받아 묵으며 갔다.
그렇게 배불리 묵고 집에 와서,
엄마가 챙개주신 명절전음식들로 부양가족들과 다시 또 묵었다.
1월의 마지막 날,
아주 배가 터지게 묵어서,, 베나치오를 결국 묵었다...
이렇게 1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