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화려한 휴가는 끝이 났다.
몸이 아파서 전주에 병원을 다녀왔고,
아들 의자를 사야하는데, 다행히 싸게 사서 매우 기분좋게 집에 왔다.
지난달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킨 명란오일파스타의 대실패에,
트라우마라는 것이 생길만도 했으나,
굉장히 정신이 단단해진 아내님은 다시 후라이팬에 손을 대시었다.
대패삼겹살을 콩나물이랑 막해서 빨간양념으로 주셨는데,
보기보다 순한 맛이었는데,
순한 맛이어서인지 계속 묵었다.
6월의 출발은 다행히 나쁘지 않았다.
야간근무를 하고 마트를 갔는데,
할인떄리는 것 중에 딱히 땡기는 것이 없어서,
저빵을 사와봤는데, 부담없이 맛있었다.
이것저것 잔뜩넣어 돼지스런 샌드위치보다는 이런게 내 취향인 듯.
하지만 대만은 막상 가보니 굉장히 별로였어.....
야간근무를 하고 늦게 왔는데,
아내님께서 저녁밥묵고 닭음식을 남겨두셨다.
마음은 너무 고맙지만,,,
왜 로즈마리홀과 생강을 잔뜩 부으셨는지....
아들은 이 독한 음식을 어린 아들이 어떻게 묵었을지 걱정이 되었다.
내가 등갈비라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내님께서 내가 좋아하니까 최근 자주 기회를 주신다.
저번달에 가능성을 보고 이번달에 1.1kg로 크게 베팅하셨다.
저번이랑 거의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마지막에 청양꼬추를 등갈비와 된장찌개에 넣어서 마무리했다.
헐...
그런데, 정말,, 꼬추좀 넣었다고... 맛이 확 붙는 느낌이었다.
당연히 아내님께서 굉장히 둘다 만족하셨다.
꼬추를 잘썼다.
일요일에 가족들과 여수에 나들이를 다녀와서,
좋은 기분을 확 터트려버릴려고 동네 고기가게에서 소고기를 600그람이나 사갔다.
절반은 치마살이고 절반은 갈비살이었다.
아.... 치마의 김찰맛, 갈비의 쫠깃함.
고기가 맛있다. 소고기는 비싸서 그런지 더 맛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비건은 도저히 못하겠다.
아내님의 친구분이 혼인을 하셔서,
전주에 부양가족들이랑 다녀왔고,
상당히 피곤한 상태에서 후딱 저녁밥을 차려내어야 했다.
아내님은 이 와중에 참치김치볶은밥이라고 정확히 오다주시어,
혼란한 살림생활에 가닥을 쳐 주셨다.
멀 이것저것 많이 넣어 풍성하게 할 생각안하고,
참치기름으로 파기름 두둑히 내어서 베이스로 삼고 양파랑 김치랑 참치랑 볶아서,
꼬들꼬들한 밥에 잘 비볐다.
볶은밥은 밥상태가 참 중요한데,
나름 비법이라는 것이 생겼다.
재택근무를 하는 날에,
아내님과 간만에 둘이서 외식이라는 것을 했다.
백사장님이 우리 지역에 새로 열으신 파스타가게다.
애피로 치즈샐러드 흡입하고,
나는 소고기도리아, 아내님은 중화풍 도마도 파스타를 드셨다.
내 도리아도 만족스러웠고,
아내님의 중화풍 도마도 파스타도 예상외로 아주 훌륭했다.
우리는 동양인이다.
그리고 후식으로 아내님께서 팥빙수를 드셔주었다.
나의 아내님은 빙수를 딱히 좋아하지 않으신데,
빙수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내게 맞춰주신거다.
순천에서 가장 유명한 빙수가게를 갔는데,
무슨 사정인지 새삼스레 다른 비슷한 이름으로 바꾸셨다. 도리도리도리도리~
맛은 똑같았다.
여기가 젤 퓨어한 맛이다.
그리고 저녁밥으로 전복죽을 만들었다.
음...
내가 아무래도 예전에 전복 산지에서 일을 좀 했었어서,,
전복 손질은 좀 하는 편이다.
사실 별거 없기는 한데....
밥공기 4개짜리 견적인 죽에다가,
작지 않은 싸이즈의 전복 8~10마리를 넣어 만들었으니...
맛이 없을리가 없다.
진정, 내장을 쌩으로 갈아넣어야 확실히 맛이 있다.
이번에도 잘해버렸다.
아내님께서 고딩어김치찌개와 미역꾹을 저녁밥으로 내어주셨다.
내 입장에서는 좀 투머치한 메뉴구성이지만,
부유하게 자란 아내님께서는 국과 찌개가 겹쳐도 되는 식생활을 해오셨다.
미역국은 이제 굉장히 안정적으로 만들어내신다.
고등어찌개도 아주 훌륭했다.
아부지 시골집에서 상추랑 고추를 득템했기 때문에,
고기를 먹어야했다!!!
그래서 간만에 제대로 남의살을 남이 구워준 고기를 묵기로 했다.
우리동네에 있는 행복한 고기집인데,
정말 혜자스러운 고기다.
너무 맛있다.
남이구워준 남의살.
야간근무하고 왔는데,
아내님께서 떡볶이를 만들어드시고 정있게 남겨주셨다.
이런건 맛으로 묵는게 아니다.
....
저번 주말에 시골집에서 상추와 고추만 득템한게 아니고,
애호박도 특템했기 때문에,
애호박을 잔뜩 넣은 애호박전과 유통기한이 되어가는 굴림만두를 잔뜩 먹었다.
과연 저걸 만두라고 할 수 있는건가.... 싶긴 하지만,
만두면 어떠고 아니면 어떠냐... 맛있으면 되었다.
돈이 좀 생긴 어느날,
아내님께서 돈이 생길 줄 알고 예약걸어놓은 로컬푸드 소고기를 구워묵었다.
우리는 소고기를 사묵으면, 지방질이 많아 화려한 살치살같은걸 주로 사묵었는데,
오... 이건 꽃등심인데,, 오.... 이게 소고기 스탠다드 맛이구나 싶었다.
적당히 감칠맛있고 적당히 폭신하고 적당히 식감있고.
아주 훌륭한 상향평준화 밸런스드.
먹는데 바빠가지고 사진이 없다.
소확행이었다.
엄마랑 야구장가는날에,
어렸을 때 동네살때 애정했던 만두집에서 사와 묵었다.
맛이야 있었는데,
솔직히 추엌이라는 것을 빼면 그렇게 인상적인 맛도 아니고,
저게 0.7만원이라서...
이렇게 먹은게 추엌의 방점이 될 것 같다.
3년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찾아와서,
동네 언니집에서 점심밥먹었다.
4개 메뉴만 파는 밥집인데 그 중에서 내가 묵을 메뉴는 저 돼지고기 메뉴 뿐이다.
맛도 구성도 좋고 개별 식판(?)이고 분위기도 대화하기 갠짐해서 종종 간다.
전 직장동료들을 이렇게 만나면,
시간이 많이 지났고, 그렇게 이렇게 나이를 묵어감을 느낀다.
저렇게 만났던 동료 중 한명이 진주에서 일하고 있는데,
선물이라고 이런걸 주었다.
진주하면...
냉면과 햄으로 잘알고 있었는데, 운석빵ㅋㅋㅋㅋ 이런게 있는줄 몰랐다.
생긴건 굉장히 변스럽거나 운석(?)스러운데,
운석맛은 당연히 아니고, 좀 퍽퍽한 만쥬다.
병원갔다가,
전주의 빙수가 궁금하여 나름 맛집을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병원에 가까운 곳에 2호점이 있는 빙수가게가 있어서 가봤다.
팥추가 한 기본빙수로 묵었는데,
굉장히 심플하고 대비되는 맛이다.
팥은 단맛없고 우유얼음은 연유풍덩한 단맛이 강하다.
다른 견과류같은 기교없이 굉장히 대비되는 러프한 맛.
괜찮았지만 또 먹을 의향은 없다.
3년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찾아와서,
직장 근처 돈까쓰집에서 돈까쓰를 묵었다.
이날, 약을 잠깐 기다리는 때여가지고, 밀가루를 묵을수있었는데,
돈까쓰를 묵어서 너무좋았다.
우리 동네에도 있는 돈까쓰 집이라 좀 궁금했었는데,
돈까쓰는 돈까쓰다.
돈까쓰는 맛이있다.
다음날도,
전에 함께 근무했던 직장동료들이 찾아와서 짐심을 묵었다.
무슨 이직률이 이리 높냐....... ㅋㅋㅋㅋ
이날도 돈까쓰를 묵었다.
전날 묵은가게는 아니고,
직장 근처 초밥집에 가서 모두 초밥말고 돈까쓰만 묵었다. ㅋㅋㅋㅋ
역시 탕슉도 그러고 돈까스도 그런다.
난 찍먹이 좋다.
굳이 골르라면 여기껄 묵겠네요.
하지만 또다시 당분간 밀가루는 스탑이다......
직장에서 3일 연속 야간근무하다가 간만에 일찍 퇴근하여 부양가족들과 식사를 하였다.
간만에 집에와서 밥먹는다고 아내님께서 굉장히 오랫동안 아껴두신 아들용 쏘세지를 다꾸워주셨다.
그런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확실히 몸에 좋아 비싼건 내입맛에 별로다.
그래도 미역꾹과 열무김치 덕분에 잘묵었다.
이렇게 6월의 먹음이었다.
그래도 예상보다는 화려한 한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