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월은 바빴고,
2월에 묵은 기억은 외장하드 오류와 함께 사라졌다.
그래서 좀 고민이 되었다.
원래 내가 이 카테고리를 시작한 이유는 음료수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젠 건강상의 이유로 음료수를 묵지 못하게 됨에 따라,
본래의 취지가 많이 퇴색되었음에 따라,
접을까? 고민했으나,
하던 것이니 하자는 심정으로 새해 첫 먹음을 기록한다.
조상님을 기리는 삼일절에,
엄마가 주신 돼지고기와 전과 어머님이 주신 동치미로 저녁묵었다.
엄마도 조상인가?
삼월 이일에는 퇴근허고 오니,
먼저 퇴근허신 아내님께서 바지락국을 내어주셨고,
엄마가 준 낙지는 내가 디쳤다.
낙지는 보들탱클하여 좋았고,
바지락국의 바지락이 씨알이 좋아 더욱 좋았다.
역시 이쪽세계는 큰거이 최고다.
아들이 유치원을 가는 5살이나 되었기에,
중국음식점에 함께가서 짜장밥을 묵었다.
별것아닌게 참 별것이 되는 우리 가족인데,
음...
나도 지금 밀가루를 묵으면 안되어서 짜장밥을 묵었는데,
먼가 비건스런 맛.
아니, 중국음식이 기본은 돼지 아닌가??...
그런데 짜장이 굉장히 비건스러웠고 달았다.
다음에 가면 비싼 짜장 음식을 묵어야겠다.
이렇게 우리의 아들은 5살때 드디어 짜장을 묵었다.
저녁밥이다.
냉동 꿔바로우를 에프에 돌렸는데, 맛이 예상과 달리 좀 좋았다.
쌀가루 100%로 이런 대단한 맛을 내다니...
생채비빔밥은 나름 마요네즈에 돼지도 볶고 파프리카도 잘게 썰어서 넣고 그랬는데,
의외로 생채가 덜익어서 나머지 것들과 잘 섞이지 못한 느낌이었다.
일요일이다.
오후에 동네 나무축제를 보고 와서 저러게 저녁밥을 묵었다.
아내님께서 고기집에서 조리된 고기를 사다묵는 것도 제안하셨지만,
왠지 저런 돼지볶음을 묵고 싶어서 그랬다.
내가 돼지볶음을 하면, 다양한 재료를 갈아서 고기에 재워뒀다가 볶았는데,
맛이 나빴던 것은 아니었으나 한결같이 아내님께서 음식이 깨끗하지 못하다고 하셨고,
맛이 나쁘지는 않았으나 먼가... 고기의 순수한 맛이 가려지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그렇게 안갈고 했더니,
맛은 깔끔했으나, 아주 조금 개미라는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다음에 해도 이제 안갈고 할란다.
화요일에 일찍 퇴근하여 아내님이 사놓으신 어묵면어쩌고를 묵었다.
기대안했는데,
기대를 잔뜩 했어도 맛있을 맛이었다.
아주 굉장하였음.
어쩌다보니, 낙지볶음에 장점있는 아재가 되었다.
쉽게 보이는 음식은 아니지만,
의외로 많이 까다롭지는 않다.
일단 낙지를 씨알 좋은놈으로 비싸게 사고,
살짝 데친후에,
양념장 잘 볶아서,
낙지 넣고 얼른 쉐킷쉐킷하여 내놓으면 된다.
아내님의 많은 칭찬 들었다.
내가 나름 잘한다고 생각하는 돼지찌개였는데,
예상보다 잘하지는 못하였다.
김치를 혼종으로 너무 많이 넣었다.
약간 아쉬웠다.
굉장히 돈이 없던 때였는데,
아내님이 소고기를 사고 그러셨다.
없이살던 때여서인지,, 소는 맛있었고,,
김치볶음은 아내님께서 하신건데,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정말 생활고에 시달리던 날의 저녁밥인데,
그런것치고는 메뉴가 화려했다.
아내님이 이번에도 어묵어쩌고를 사셨는데,
아주 약간 첨가를 하긴 했다만, 의외로 맛이 있었다.
아내님이 어묵음식 선정에 능력이 있다.
생선도 굉장히 맛있었다.
드디어 보릿고개가 끝났고,
아내님은 하교 후 헤롱거리는 아들과 각오를 다지며,
동네 최애 돼지집으로 가시었다.
아내님은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의도하지 않은 항정살을 주문하시고 그러셨다.
아들이 협조(?) 잘해주시어 아내님도 만족한 육식이었다.
아내님이 내게 믿음을 갖고,
다시 한 번 낙지볶음을 명하셨다.
이번 낙지는 처음보는 업체에서 사왔는데,
뻘이 적고 색이 밝은 것이 이전것들과는 조금 달랐었다.
음... 10마리짜리 레시피 앙념장을 3마리에 다 때려박았음에도,
예상외로 순한 맛이 되어서, 아주 조금 아쉬웠지만,
밥에다 비벼묵으니 아주 갠짐하긴 했다.
나의 아내님은 아침에 아들이 아퍼서 멘탈이 우주저멀리로 날라가던 것을,
엄마라는 책임감으로 가까스로 붙잡아,
퇴근하며 동네에 식자재를 파는 마트에서 돼지볶음 밀키트(?)를 사오셨다.
그것만가지고 만들긴 그래서 먼가 조금 더 넣고 했는데,
자극적이지 않게 아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맛이었으나,
고기가 너무 적었다.
아내님이 요즘에 어묵음식을 많이 사신다.
요즘 아내님이 주로 거래하시는 어묵업체인데,
정말, 길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다.
어묵국물이 딱히 밥과 어울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안 어울려도 충분히 맛있는 궁물이었고,
이번에는 김치볶음도 생선을 조금 첨가하시고 성공적이었다.
병원갔다가,
아들놈 떡사러 가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동네에 즐겨묵던 빙수가게에 갔다.
난 여기에서 주로 커피빙수를 묵는데,
팥이랑 묵다가 어느정도 묵으면 커피부어서 묵는게,
권장섭취방법같은데,
나는 그냥 빙수 다묵고 커피로 헹구며 나름 여운을 갖는 방식이라,
팥이 적어 아쉽다.
다음에 묵을 때는 용기내어 팥많이 주세요라고 말하겠다.
저녁밥이다.
아내님이 돼지수육을 지정해주셔서,
이 레시피 보고 따라했다.
물한방울 안넣고 나름 색깔있는 수육을 만들었다.
감기때문에 입맛이 없다던 나의 아내님은
수육을 잘했다며 집나간 입맛이 돌아온다는 극찬을 하시었다.
하지만 아내님이 정말 많이 칭찬한거는 저 파채였다.
파를 핸드메이드로 가늘게 썰고, 오리엔탈드레싱과 고추가루와 참기름아주조금으로 만들었다.
저 레시피 주인님이 여러 수육 레시피를 가지고 계셔서,
다음에는 다른 레시피로 해봐야겠다.
일요일이다.
통상 우리집은 주말 저녁밥은 내가 한다.
그런다.
아내님이 돼지찌개로 메뉴 지정해주셔서,
전날 수육레시피 본 유투브보고 만들었다.
레시피상의 특징이라면, 사골궁물을 넣으라는 것.
맛이 없을 수가 없지.
농축고기궁물이 드가니, 아주 맛이 묵직해져서,
물넣고 끓이던건 왠지 맛이 참 맑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이다.
찌개는 전날 잔뜩퍼묵고 남은거,
고기는 아내님이 동네에 식자재를 파는 마트에서 사오신 머,, 밀키트같았던 그거다.
근데 이번에는 고기가 더 많은 느낌이었다.
또 다음날이다.
동네 슈퍼에서 고등어를 사가지고 갔고,
아내님은 멀 끙끙거림서 만들고 있었는데,
그게 저 족보없어 보이는 순두부부대찌개(?)였다.
구성이 굉장히 잡스럽고,
그런 잡스러움과 어울리지 않은 먼가 밍밍해보이는 궁물색이,
맛을 전혀 기대하지 않게 했는데,
먹어보니 이게 먼일이래.
족보없이 맛있는 맛이었다.
이런 예상치못한 개운한 맛이 훌륭하여 어이없었다.
아파트 대출 다 갚으면 쏘세지 잔뜩 넣어서 만들어주면 좋겠다.
3월의 마지막 저녁밥.
아내님께서 새우볶은밥 밀키트같은거 주시면서 밥하라고 하셨는데,
그거 그대로 하기는 머좀그래서,
양파랑 좀 넣고 고추장을 더하여 볶아내어,
좀 잠발라야스럽게 만들었다.
나는 갠짐했는데, 아내님께서는 의외로 맵다고 허셨다.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