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Go/ETC

UCCD-4697

朝聞道夕死可矣 2024. 4. 28. 22:34

드디어 사버리고 말았다.

 

나는 어려서 서태지를 좋아했고,

내가 어른이 되기 전에 서태지와 아이들은 해체를 했고,

그 당시에도 흔했던 사랑타령하는 노래들에는 도대체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서,

가사없는 노래를 찾다가,

바네사메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때는 그런 노래를 뉴에이지라고 했었다.

바네사메이 노래 중에 가장 좋아했던 것은 제목도 참 자극적인 Red Hot이었다.

빨갛고 뜨겁고 그런게 머가 있을까.... 싶겠지만, 페라리가 있지. ㅋㅋㅋ

그러다가 다른 노래들도 듣게 되었는데,

바흐나 비발디 노래도 편집해서 연주한게 있었다.

그러다가, 서양 고전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고,

운좋게 대학에 입학해서는 서양 고전음악 동아리에 제발로 찾아갔다.

많은 뻘짓을 했고,,, ㅋㅋㅋ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서양 고전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힌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넓혀가던 중에,

내게 큰 임팩트 주었던 단 하나의 곡을 꼽으라면 바로,

멘델스죤 교향곡 3번이다.

 

대부분 그러듯이,

서양 고전음악은 바흐-모짜르트-베토벤 중에서 시작한다.

나도 그랬다.

근데 듣다보니, 멘델스죤이 좀 편차가 있긴 한데,,

멘바협과 교향곡 3,4번. 그리고 피아노트리오 1번은 정말이지 찬란하다.

내 원픽은 멘델스죤이다.

어디서 들은 말도 아니고, 듣다보니 가지게 된 생각인데,,

멘델스죤은 낭만을 담은 고전이라고 생각한다.

시기적으로도 그러하고.

 

교향곡 3번은,

정말 스코틀랜드를 가본 적은 없지만,

스코틀랜드의 거대한 해식애에 파도가 부딪히고,

바다 속 깊은 소용돌이가 거칠게 일어나고 부서지고,

그런 거친 느낌이 우아하게 그려지는 1악장.

그리고 어찌저찌해서 해식애 너머 너른 들판의 장쾌함으로 종결되는 4악장이

내게는 너무나 아직까지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걸 내게 가장 잘 느끼게 해준 연주가 바로 저거다.

인위적이지 않고 담백하게 강단있게 질러주고 마무리한다.

 

동아리방에 멘델스죤 교향곡 3번 CD가 있었고 그게 저거였다.

그걸 MP3로 변환해서 주구장창 듣던게 지금까지이고,

워낙 이 노래를 좋아해서 고전적으로 유명한 막 지휘자 등,

다른 지휘자 것들도 찾아서 들어봤지만,

이 음반에 너무 꽂혀서인지, 다른 연주들은 대체가 되지 못했다.

그야말로 결정반.

 

근데 MP3 파일이 당시에는 충분했던 160kbps로 뽑아놔가지고,

음질이 좀 딸려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저작권 만료되면 음원이 싸게 풀릴거라는 기대로 지금까지 버텨오다가,

이제는 안되겠다싶어 나에게 선물준다며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

 

샀다.

 

이렇게 또 꿈 하나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