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결코 좋지 못한 일로,
또 대통령 투표를 하게 되었다.
내 처음 대통령선거 투표가 노무현 대통령 때였다.
그 후로 이명박ㅡ박근혜ㅡ문재인ㅡ윤석열을 거쳐 이재명에 이르게 되었다.
저번 대선도 윤석열이 떨어질 것이 당연하다 여겼었고,
태어나 처음으로 계엄이라는 것을 다행히도 잠깐 겪어보았기에,
이번 대선은 이재명의 당선이 압도적일 것이라 여겼었다.
하지만,
전혀 압도적이지 않았다.
나도 어느새 이 나라의 기성세대가 된지라,
참으로 착잡한 마음이 들어 기록해둔다.
1. 무엇보다도,
납득이 안된다. 고작 49%라니...
윤석열이 계엄이라는 공권력의 위헌적 사용으로 국가체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엄옹호하느라 정신나간 집단이 41%의 표를 받았다는 사실이,
나는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41%의 이 나라의 국민들은,
계엄보다도 이재명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계엄보다도 이재명이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전자는 생각이 아닌 기분이고, 후자는 더욱 심각하다.
이재명 따위보다 부적합하지 않은 계엄이라면,
이 사람들은 계엄을 참으로 만만하게 생각한 것이고,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겁줄려고 계엄했다는 윤석열과 계엄에 대한 생각이 비슷한거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 41%의 사람들은 이재명이 계엄보다도 더한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도대체 어떤 존재이거나 어떤 기대가 있어야 계엄보다도 나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가.
김정은에게 나라를 통채로 갖다 바칠 것을 기대하는가?
IMF급 경제위기를 초래할 것을 기대하는가?
아니면 계엄보다도 대단한 헌법파괴행위를 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그 사람들은 나라가 망하기를 빌고있을려나 모르겠다.
2. 결과의 부분들
1) 강남3구
이들이 원하는 나라는 내가 원하는 나라와 다를 수도 있겠다.
나는 이 나라의 빈부격차가 심하고, 경제(토지)제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에서 잘먹고 잘살고 있는 저 동네 사람들은 이 시스템이 바뀌지 않기를 바랄것이고,
원래 의미로만 따진다면 그게 보수일 것이다.
이 사람들의 생각은 머였을까?
계엄해서 윤석열이 독재하면 지들은 더 잘먹고 잘살것이라고 기대했을까?
그래서 이재명보다는 계엄(옹호세력)이 좋았을까?
이재명이 대통령되면 지들 재산을 다 털어버릴 것이라는 걱정은 안했을거다.
다만, 지금보다 소득이 줄어드는 것이 싫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추측이지만,
저 꼬라지는 이렇게 밖에 해석이 안된다.
2) 영남
부산 | 대구 | 울산 | 경북 | 경남 |
51.39% | 67.62% | 47.57% | 66.87% | 51.99% |
영남 5개 시도의 김문수 특표율은 위와 같다. 모두 김문수가 1등이다.
도대체 이들은 먼가?
국힘당이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짓을 하고,
그런 짓을 옹호해도 뽑아드리는건가?
민주주의가 되었더니 국민이 주인이 되어 민주주의를 걷어차고 있는 꼴이다.
정말, 아무래도 이해는 안되고,
그저 호의(민주주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안다는 불변의 진리가 생각날 뿐이다.
민주주의든 헌법이든 그런 절차나 과정은 이재명이 대통령 안되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인가?
도대체 이들에게 이재명은 먼가?
아니.
이들에게 국힘당은 공산당인가? 시진핑인가?
3) 강원
아니.
얘들은 또 먼가?
이 감자국 사람들은 왜 이러는가?
정말 모르겠다.
먼가 반공, 안보 이런 것들에 대한 가치를 더욱 두는 동네라면,
검사출신 대통령이 헌법이고 그냥 법이고 싹다 무시하고
군을 동원해 계엄을 실행해서 군이 이런 치욕을 겪었는데,
그런데도 저렇게나 표를 준다고?
돈으로 생각을 해봐도..
강남3구야 부자니까 이재명을 싫어할 수도 있겠다싶지만,
감자국은 부자도 아닌데 이재명을 계엄보다도 반대하는 이유는 먼가.
그냥 이재명은 싫고 국힘당이 좋은건가?
이게 그냥 싫고 좋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특히나 이번에는.
4) 70대
출구조사에 근거하면,
70세 이상 어르신들은 김문수를 압도적으로 좋아했다.
아니, 국힘당을 좋아한거겠지.
이게 얼마나 어이없는 것이냐면,,
이들은 계엄을 이미 경험한 사람들이다.
이 중에는 김문수처럼 치열하게,
군부독재에 항거하며 민주주의 정립을 위해 뛰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적극적인 사람이 아니더라도,
계엄을 경험했고, 그것이 왜 잘못이고 틀린것이고,
오랜 시간을 거쳐 처벌받은 과정을 모두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어르신들은 이정도 난리가 났는데도 이재명은 싫단다.
이정도면 김정은보다 더 싫어하는거 아니냐?
매를 맞아본 사람이 이래버리니 매도 시간이 지나면 약빨이 떨어지나보다싶고,,
한편으로는,
어르신들의 생각은 아직도 이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니라 조선이라고 생각하는거 같다.
윤석열=국힘당=양반
이재명=민주당=상놈
이런 전근대적인 계급인식이 박혀있는건가 싶다.
갑오개혁이 1894년이었다....
5) 이대남
그래.
이재명이 싫을 수 있고, 이준석이 좋을 수 있다.
그런데, 김문수를 뽑은 것은 이번만큼은 참으로 아니다.
민주당의 친페미기조나, 이준석의 모두까기는,,
현실이 너무나 가혹한 이대남들 입장에서, 그래, 그럴수있다.
그래도 김문수는 아니지.
아무리 싫어도, 아무리 잘못되어도, 계엄보다는 아니지.
현실이 물론 가혹하다만,
청년이라고 무조건 이해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보다도 노년층 인구가 더 많다.
그럼에도 노인정책보다는 청년정책이 그래도 더 많다.
청년다방은 있어도 노인다방은 없지않은가..
민주주의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 좋겠다.
3. 회의 : 민주주의가 정답으로 계속 유효할까?
1) 이번 대선
나는 민주주의 당위성의 중요한 전제는 다수의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우리의 다수는 정상인지 심각한 회의가 든다.
이번 대선 경쟁 과정에서는 어떤 때보다 공약과 정책이 뒷전이었다.
그렇다고 계엄에 대한 반성이나 정산이 주된 담론이었던 것도 아니다.
느닷없이 위험했지만 허접한 계엄이 탄핵을 초래했지만,
탄핵 이후 계엄에 대한 후속조치와 반성은 대선 경쟁에서 주된 담론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이재명의 아들을 비롯한 후보자들의 인신공격이 많았다.
전형적인 네거티브였다.
그러고보면, 딱히 잘사는 사람들도 아닌데,
노동당에 대한 지지를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2) 전망1
갈수록 빈부격차는 심해질거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에 불만은 증가할 것이고, 고스란히 집권 여당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개는 경제체제(자본주의)의 구조적인 한계에 기인한 것이라,
국가 정책으로 상황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총선이든 대선이든 정책을 따지는게 유효한 모멘텀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고,
그렇다면 앞으로의 선거판은 더더욱 네거티브 감정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 전망2
윤석열의 이런 대환장 자살골 파티에도 고작 49% 득표로 승리했다는 것은,
앞으로 이 이상의 사고를 치지 않는 한,,
민주당이 국힘당을 대선에서 이겨서 정권교체가 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
실제로 민주당이 정권을 가져온 상황들을 보면,
김영삼 IMF 이후 슈퍼스타급 네임드였던 김대중이 1.6% 차이로 이회창을 눌렀다.
그리고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던 노무현이 2.3% 차이로 또 이회창을 눌러 김대중을 이었다.
이후 정권교체가 되고 박근혜가 뻘하게 탄핵되면서 문재인이 홍준표를 17.5% 차이로 눌렀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이 김문수를 8.3% 차이로 눌러 대통령이 되었다.
이게 다다.
국힘당(전신포함)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넘어온 것은,
그 전에 대부분 대단한 사고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 대단한 사고들 중에서도 윤석열의 이번 삽질은 참으로 대단한 수준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8.3% 차이였다..
4) 찝찝한 마무리
- 시민에 의해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다.
- 이성에 기반한 감성은 작동되는데, 감성에 기반한 이성은 불가능하다.
- 법은 사람들끼리 살면서 정말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이다.
- 정의는 균형이다(Justice is balance).
-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대통령을 갖는다.
- 우리는 주인이 될 자격(또는 상태)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