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聞道夕死可矣 2016. 2. 15. 23:28


2월이다.




2년 전 오늘.




1년 전 오늘.




그리고 그냥 오늘.


맞다.

내게 새로운 삶을 준 까꿍이 생일이다.

오굴오굴~~


어제만 해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던 까꿍이 생일이었는데,

직장이 워낙 정신없이 돌아가다보니 깜빡잊고 있다가,

집에서 10시 즈음에 퍼뜩 생각이 났다.

오늘이,


14일 다음 날이라는게.



2년 전, 2014년 2월 14일에 딜러님으로부터 차량이 완료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나 설렜었다.

꽤나 결연한 각오로 까꿍이를 들였고,

진짜 기대 이상의 세상을 만들어줬던 까꿍이..



좋았었다.

그 첫해 2014년의 내 삶은 거의 까꿍이가 유일한 기쁨이었다.

새로웠던 세상,

그랬다.


그리고 두번째 해 2015년.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있었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까꿍이도 기쁨이었다.



그리고 오늘.

축하해..

미안하다 이게 축하하는거다.....


하루종일 까꿍이를 잊고 있다가,

느즈막히나 포도시 생각나서 돌잔치만도 못하게 이래버렸다..

돌잔치? 풉ㅡ


그래도 이렇게 허접하게나마 남겨두고 기억하고 싶었다.

진짜 까꿍이에게 미안하지만 이걸 생일잔치(?)라고 챙겨주고 싶었다.


남들이 보면 ㅈㅅㅂㅈ라고 생각될텐데,

이미 월급쟁이 30대 미혼남성이 전재산 탈탈털어서 

투씨터 로드스터를 데일리카로 타고 다니는거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말할 것은 아닌거 같고,,

다만, 평균은 아닌거 같다.


그리고 정말, 까꿍이를 타고 다니면,

먼가 같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 정말 환자같다....

어렸을 때 내가 보던 만화주인공 아부지가 꿈꾸었던 이상적인 인간과 머신의 관계는,

인간과 머신의 진정한 융합 블라블라~~~


근데 그런 비슷한 느낌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정말, 


고맙다.



고마운데 이따위로 대접해서 미안하다..

건희형같은 사람만났으면 고급유 묵으면서 잘살았을텐데... ㅠㅠ




이렇게 생일잔치(?)를 아파트 주차장에서 뻔뻔하게 하고,,

잘있어라고 진짜로 말하며 집으로 갔다.




오래가자.

함께.

이 아름다운 세상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