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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북서해안과 동화사

朝聞道夕死可矣 2017. 1. 26. 19:34

내일부터 민족의 대명절 연휴가 시작되는데,

나는 주무시는 아내님을 두고 조용히 집을 빠져나와 마실길을 나섰다.


저번에 가려다 못 간 산청을 다시 가볼까.... 했으나,

그때 보았던 눈이 워낙 어마무시하여 아직도 녹지 않았을까 염려되어,

고흥을 향해 갔다.


대개 그렇듯이,

별 이유는 없다.


참! 오늘은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필터를 한 번 끼아보았다.




요 루트로 돌아보았다.


고흥은 남해로 홍어스레 튀나와있는 반도인데,

이미 까꿍이 첫해 때 이쪽저쪽 보았었고,

재작년에도 와보고 그랬었다.


그래서 고흥 좋은 줄 안다.


이번에는 득량만에 끼어 있는 고흥의 북서부 해변 세 군데를 골랐다.

위에 나와있듯 대전ㅡ풍류ㅡ용동해변.

듣보잡이지?

당연하다.

어느정도 고흥의 네임드는 가보았고,

저 동네가 궁금해서 가보기로 했다.




대전해변


대전해변이다.

고흥의 네임드 해변은 대부분 남해에 면해 있는 곳들이다.

그런데 여기는 득량만에 끼어있어서 가둬진 바다지.

그래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런거 좋아한다.


날은 생각보다 추웠지만,

물론 필터끼어놔서겠지만, 하늘이 꽤 갠짐했고,

그래서 바다도 갠짐했다.


모래는 생각보다 알이 굵고,

발이 잘 빠져서,, 한가하게 걷기에는 좀 별로...


그래도 나는 겨울바다가 여름바다보다 좋다..

여름바다도 사람없으면 참 좋은데,

여름에 바닷가는 그러기가 쉽지 않어...


해변에 소나무숲.

규모로 보나, 시설로 보나,,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은 아닌거 같으다.


가자.




풍류해변


이번 벚꽃시즌에 반드시 와야하는 곳이 바로,

대전해변에서 풍류해변 가는 길이다.

지금은 겨울이니까 나무가 앙상한데,

그 앙상한 나무가 도로 위로 아치를 이루고 있어..


이번 시즌엔 여기다.


그런 훌륭한 길을 지나 도착한 풍류해변.

아마 난 이 장면을 보고,

"으허허허허허~~ 조은뎀."

그랬었던 거 같다.

좋더만.

이름부터 왠지 백수스럽잔냐....

퍼렇고, 트여있고, 사람없고.


잘보면 모래밭에 파도가 만들어놓은 줄무늬가 있어,

그것도 멋짐.


사실, 오늘은 내 몸이 좋지 않았다.

배가 아파서,, 할머니처럼 걸어다녀야 할 상태였는데,

그래도 멋진 바닷가에서 따닷한 햇살받으며 한걸음한걸음하니,,

조금.. 아주 조금은 나은 듯 했었다.


여기 모래는 대전해변보다는 가늘고 탄탄해서 걷기에 참 좋았다.


오른쪽으로 가면 이런 돌무더기.

자세히 보면 돌 종류가 다양하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물+풀+돌 조합.


거기서 바라본 풍류해변의 모습.


할머니처럼 힘겹게 걸어 소나무숲에 왔는데,

나무그늘이 오히려 몸을 으스스하게 만드니 더 힘들더만..


추좁하지만,

이 장면을 나와 함께하는 까꿍이.


멋지다.

이것저것.




고흥만방조제 & 용동해변


쏠쏠했던 풍류해변에서 다음 용동해변으로 가는 길에 고흥만방조제가 저렇게 있다.

당연히 여기 보이는 물이 득량만 바다.


방조제 위 도로를 타고 가는데,


왼쪽이 방조제로 가둬진 물이다.


가다가 전망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잠깐 드와보았다.


바닷가 쪽으로 가보니 쩌 바다너머 보성이 보이는 좋은 산책길이 있었지만,

몇 발자국 움직여봤다가, 몸이 좋지 않아서 포기하고,,


하늘을 보았는데 너무나 멋진 것이여...


그리고 산책로 뒤 언덕에 올라가니 이렇게 쪼매나게 공원처럼 만들어져있었다.

여기서 가져온 책 좀 보고 싶었다.


여기가 용동해변..

이게 다다...

모래밭이 궁금하지 않았다.

그냥 갔다.




고흥 빠염


이제 오늘 볼 고흥은 다 보았고요,,,

나가는 와중에 고흥호를 가로지르는 요 길을 꼭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갔지.


좌로는 비룡교라고,,,

이 길이나, 여기로 들어오는 길이나 다.. 농로다.


원래는 바다였겠지...

방조제 축조 전이든 후든 간에,, 새로이 땅이 만들어진 것일 게다..


가자.

그런데,,,


하늘도 볕도 조아.

조아?


까야지.

ㅋㅋㅋ

그럴라고 산차다..


의도했던 길.

예상대로 나밖에 안가더라.


이 길의 왼쪽도 물이요,,


오른쪽도 물이다.

걍... 이런 길 느껴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자,

이제 동화사로 가자.




동화사


다행히, 고흥을 벗어나면서는 제법 힘들었던 몸도 제 컨디션을 찾았다.

여기는,, 고흥에서 집에 가는 동선에 있는 절이라 들러보았다.

절구경은 재밌으니까.

근데 진짜 추좁하네....


쌔삥 잔뜩나는 인트로.


건물에 도색작업을 꽤 찐하게 해놓으셔가지고,

막상 보면, 쪼매나도 꽤 강렬허다.


요정도 스케일.

뒷동산 앞에 작은 절이다.


정문.


개운산 동화사.

여기 오는 길에 큰 저수지도 있고, 고도도 제법이라,,

산 이름처럼 구름(실질적으로 안개겠지만,...)이 잘 생길 것 같기는 허다.


근데,,

사천왕상은... 그림으로 대체하신건가요???


천왕문 지나면 소박한 경내다.

근데,, 대웅전과 천왕문 사이에 조금 빗겨서 탑이 소소하게 하나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 범종각.

빤질빤질하다.



자, 그리고 요 녀석이다.


정상부(=상륜부)가 탑부와 이질적이긴 하나 잘 남아있고,

무척 한땀한땀스럽다.


그래... 그러지...


탑 너머 대웅전.

거대한 팔작지붕을 얹어노아 기둥으로 받치고 있다.


난 이런 것이 좋아서, 절이 재미있다.



대웅전 뒷동산인데,

이렇게 제법 큰 동백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꽃 피면 볼만하겠다.


대웅전 왼쪽으로는 삼성각.

불고기버거 같은거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불교의 로컬라이제이션??


대웅전 오른쪽에는 지장전.

지장보살은 교도소장?


삼성각 앞으로 감로전.

무슨 기능의 건물인지 모르겠는데,,

이 전각 뿐 아니라 다 문이 닫아져 있어서,,

조금 아쉬웠으나, 내가 또 신자도 아닌데,, 열어보기도 머해서.... 말었다.


감로전 옆에 돌담에 요라고 약수마냥 물이 나오는데,

먹는 물 아니다.


멀찍이 떨어져 있는 부도전.


길 너머로 응진전이 있었는데,

거기는 출입금지라서 못가고,,


이것으로 동화사 구경도 마친다.


그런데,

템플스테이하러 오시는 것 같은 나이 지긋하신 부부로 보이는 두 분이 오셨는데,

포르섀타고 템플스테이.........

쓸데없는 선입견인데 참 신선했다.




이것으로 오늘의 마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