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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출장 ㅡ FINAL +1

朝聞道夕死可矣 2014. 9. 6. 12:21

마지막 날은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았다.


3일동안 비누로 머리감게 해주신 리조트도 이렇게 안녕이다.

그나마 국가적 비극으로 서비스수준이 올라간거라고 하던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서도 보이듯이,

독과점은 큰 권력이다.






원래, 마지막 날은 계획에 없었던 것이라,

주최측에서도 자유롭게 방생해주셨다.

9시 반에 밥묵고,

14시까지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이렇게 혼자 던져주면 잘 노는 타입인지라,

도동항 주변을 관찰하며 도시남처럼 시간보내려 했으나,,,

딴데서 오신 분이 이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팔각정이 있다고 가보자고 제안하여,

나는, 도시남에서 산악인으로 변경되었다.


막상 출발해서 가다보니 길을 몰라....

이럴 때는 관공서에 드가서 물어보는 게 제일 친절하고 정확하거든.

그래서, 내가 경찰님께 가는 길을 여쭈었는디,,


이것이 신의 한 수.


경찰님께서 등산로입구까지 친히 태워주셨다.

성은이 망극하셨다.


그렇지.

경찰차는 이렇게 생겨야 맞다. 

ㅋㅋㅋㅋ


천사스러우셨던 경찰님께서는 그렇게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셨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등산로에 들어섰다.


울릉도의 최고봉은 청소년이 좋아하는 성인봉으로,

천미터가 조금 못 된다.

그런데 거의 해수면에서 시작하다보니, 체감고도는 꽤 높았다.

그리고 울릉도 자체가 급경사라, 등산로도 급경사...

전날 막걸리ㅡ소주ㅡ맥주ㅡ소주로 이어지는 레이스를 치룬 나는,

꽤나 힘들었다.


올라가다 만난 양치식물들.


원래, 저 팔각정까지 갈려고 했다.

저기가 전망이 좋다고 그래서... 그리고 얼마 안 걸린다 그래서....

알려주신 분이 산악인이거나 사기꾼이거나겠지...

저 팔각정은 전망도 별로였을뿐더러,

1600m만 더 가면 성인봉이었다.

나는 그만 가고 싶었으나,

패기보인 일행의 의견을 수용하여,

나도 그 패기에 함께하게 되었다.





걸어.

계속 걸어.

산은, 그렇게 걷다보면 도착한다.


9년 전에도 오지 않았던 성인봉에 오르는 순간,

간만에 성취보람을 느꼈다.

올라오는게 힘들어서였는지는 모르곘으나,

풀악셀 때리고 싶은 것처럼, 소리치고 싶었다.


성인봉에서 본 하늘, 바다, 산이다.

저 흔한 조합인데, 기분이 정말 좋았다.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게 해 준, 한 컵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고맙게 여기며 한 샷.

이 쓰레기는 끝까지 가지고 내려가 분리수거했으니 의심하지 마시고.


내려가는 길에 보였던 도동.


힘든 걸음을 마치고,

도동에 도착해서 엄마가 말씀하신 오징어를 사러갔다.

오징어가게가 정말 많다.

그 많은 가게 중에서 난, 저 개가 있는 가게에서 오징어를 샀다.

이유는 단순했는데,

개가 이쁘고, 깨끗해서 사장님에게 신뢰가 생겼다.


원래는 저 배가 전 날 왔어야했다.


장시간 배타기 전에는 반드시 가야할 곳이 있으니까...


이렇게 두번째 울릉도 방문도 안녕이다.

9년 전 처음에 왔을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보고 담아서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또 올수 있을 것도 같다.

다음에 오게 된다면,

그 때는 오프너와 함께이고 싶다.





배를 타고 가지.

4시간 정도 타는데,,

예상치도 못한 예쁜직원님이 있었다.

예쁜직원님 얼굴은 소중하니까..

내가 아는 예쁜사람과 많이 닮아서 많이 놀랬다.

덕분에, 장시간 탑승이 지루하지 않았다.











이렇게 울릉도 출장은 끝났다.

즐거운 나의 집 신대지구에 도착하니 23시였다.


원하지 않은 출장이었으나,

정말 좋았다.


하지만, 데미지도 있었으니.....






휠, 까였다.

ㅊㅂ......









언젠가는 다시 가고싶다.


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