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Go/먹음

11월

朝聞道夕死可矣 2022. 12. 5. 08:09

날이 차진다.

 

 

 

내가 만든 돼지찌개부터 시작한다.

많이 묵어봐서인지, 나름으로는 가장 편히 만들 수있는 찌개류다.

어느정도 맛은 된다.

다만 아내님이 지적하신대로 비주얼이 정갈하지 못한 부분은 있다.

 

 

 

없는 살림에 소고기를 아주 조금 구워묵고,

냉파목적 바지락이 잔뜩넣은 된장찌개를 만들어내었다.

나의 초미녀 아내님은 매운 음식을 참 좋아하신다.

그래서 오다주신대로 된장찌개도 고칫가루와 청양고치 넣어서 맵게 마무리하였다.

난, 그런 된장찌개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머,, 먼가 짬뽕같아서 맛이 있기는 한데,

내가 묵어왔던,, 먼가 된장의 쿱쿱함이 깔끔하게 역설적으로 딱 떨어지는 그런 맛이,,

아니다.

엄마한테 물어봐야겠다.

 

 

 

돼지불고기다.

머,, 간장양념의 제육볶음이라 치자.

양파랑 파랑 머,, 이것저것 블렌더로 갈아가지고 30분 단디 재운다음에,

파프리카 좀 조사서 추가투입하여 볶아내었다.

아내님의 지적대로 깔끔하지 못한 비주얼이었지만,

맛은 굉장하여 나는 굉장히 만족스러워 많이 묵었다.

한달 내내 줘도 묵을 듯.

안주로 좋겠던데??

 

 

전주의 자랑. 이강주다.

약간향이 있다. 근데 필체에 비해 굉장히 느낌은 순하다.

알콜의 기운이 맛에 전혀없다.

맛이 툭 끊기는 느낌.

여운이라는 것은 없다.

 

 

 

나는 돈벌러가는 날은 굉장히 빨리 일어나고,

그렇게 주중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면시간을,

아내님께서 배려해주시어 주말에는 오전내내 잠을 퍼잔다.

그리고 일어나서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꼼꼼히 신체구석구석을 씻고,

나오면 아내님께서 밥을 주시는데, 일요일 밥이 저랬다.

딱봐도 냉파스러운 밥인데, 맛있어.

맛있어.

아내님이 이제 자신의 음식스킬 중 최대약점인 밥물맞추기를 어느정도 하고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저녁밥은 내가 하였다.

삼치는 옷 입혀서 잘 튀겼는데,

콩나물국은 아삭거리는 식감을 뭉개버려서 좀 아쉬웠다.

발달된 이빨덕에 식감에 예민하신 나의 아내님은 굳이 내색하지 않으셨는데, 배려같으다.

 

 

직장생활 초반부터 알게 된 화요.

그중에 가장 저렙인 17도다.

25도를 묵어본 입장에서, 순하다.

전혀 화ㅡ한 느낌이 없다.

물탄듯한 느낌도 있어서,,, 좀 밍밍하다고도 느껴지는데,, 맛은 굉장히 깨끗하다.

그래서 딱히 재미는 없었다.

 

 

 

나는 월급쟁이다.

많은 돈을 벌지 못한다.

하지만 입맛이 짧고 고급진 아내님과 못묵는게 많은 아들놈이라,

엥겔지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소고기는 내가 야간근무하는 날에 부양가족들끼리 묵으라고 좀 그랬었는데,

어느날 참으로 대단한 나의 아들놈이 왜 아빠없을 때만 소고기를 먹는지,

엄마에게 생활에 대한 이의제기를 했단다.

나의 아들은 4살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투뿔 소고기 밥상이다.

아... 정말 맛있었다.

아내님이 고기만 빨리 묵는다고 걱정하실 정도로,,

굉장히 비이성적으로 소고기를 묵었다.

참 맛있었다.

 

 

 

잔반모둠같던 콩나물비빔(?)밥에 잔반이었던 오징어국.

그리고 새갈치였다.

째까난 갈치는 보이는 것과 달르게 맛있었다.

잔반모둠같던 밥과 잔반인 국도 잔반이라는 상태가 무색하게 의외로 맛있었다.

 

 

 

한주25라는 술이다.

요것은,, '나는 술이다!'라고 들어오면서 딱 때리는 맛이다.

그리고 여운이 슬슬 남는데,

마무리는 잡맛하나없이 너무나 깔끔하게 끝난다.

 

 

 

혼인생활 6년 차에,

드디어 아내님이 밥물을 맞추게 되시어,

볶은밥이 맛있어졌다.

 

 

꼬다리 테스트 겸 동네 까페를 들렀다.

원래 혼합물을 즐겨먹지는 않는데,

이날은 테스트하면서 좀 천천히 마셔야했고,

종종 다녔는데 나름 시그니쳐 메뉴를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 묵어봤다.

음... 사람들이 많이 묵는 이유를 알겠더라.

찬 생크림이 따뜻한 라떼를 스윽 잡아두고 있는 느낌이었다.

 

 

명량스컬이다.

이름처럼 맛이 명량해서 맹랑한 느낌이다.

알콜끼는 적고 처음부터 단맛이 확실하게 향과 함께 들어온다.

그래서 아재들이 좋아할만한 술은 아닌거 같다.

 

 

 

자고 씻고 왔더니,

아내님이 밥+달걀+김+참기름인 밥을 주면서,

서울 사람들이 즐겨먹는 밥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얼마나 살았다고........

음식은, 남도다.

 

 

아내님께서 또 된장찌개를 만들어내라 하셔서 또 저번처럼 고치고치하게 만들어드렸다.

그리고 갈치는,, 기름을 충분허게 둘러서 잘 구웠는데,,

껍딱을 살리지 못했다. 

껍딱을 살리며 좀 바삭하게 구울 수 있는 방법을 엄마한테 물어봐야겠다.

 

 

수ㅖㅅ이다.

지금껏 경험해본 배상면님패밀리 술 중에 제일 수ㅖㅅ이다.

 

 

 

전주로 병원가다가,

졸리고 그래서,

새로 생긴 남원휴게소에서 착한라면이라는 3500원짜리 감사한 한끼를 묵었다.

맛있는 라면을 끓이는 방법을 아시는 분이다.

 

 

각종 병원을 다녀왔더니,

아내님이 또 콩나물밥.....

간장 두숟갈 묵으니 의외로 상당히 맛있긴했다.

샐러드도... 롯X리아 소스 묵으니 상당히 맛있긴했다.

 

 

17도짜리 증류주가 재미있다.

알콜의 기운이 부담없고,

먼가 앙꼬바 같은 맛이 감돈다.

갈수록 기대가 되고 맛있고 재밌다.

마지막 한 잔까지, 즐거웠다.

 

 

 

야... 돈까쓰다.

곧 묵을 수 없게 되는 음식이었던지라,

아내님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돈까쓰를 내어주셨다.

맛있었다.

 

 

 

수요일에는 아내님께서 내가 전날 돈까쓰 묵는 꼴이 너무 진심스러웠는지,

이틀 연속으로 돈까쓰를 내어주셔서 참 좋았는데,

파스타도 만들어주셨다.

우리집은 쌀파스타를 묵지만,

도마도쏘쓰 파스타라면 충분히 맛있다.

아내님도 이제 도마도라면 안정적으로 만들어내신다.

맛있다.

어서 먹고 후라이판에 남은거 털어갈 정도로 맛있다.

 

 

 

목요일 저녁밥이다.

참치찌개인가?? 이런거 집에서 잘 안먹는데,

생긴걸 보니 참치찌개같다.

맛은 기억이 안난다.

 

 

산머루주다.

비주얼처럼 화려하게 드와서 달게 넘어가다가 느닷없이 꼬소하게 마무리가 되는,

묘오한 술이다.

좋았다.

 

 

목요일에 돈을 좀 벌어서 아내님께 바로 드렸더니 표정이 참 이쁘다.

그래서 금요일은 이렇게 맛있는 남이 구어준 남의살을 먹었다.

동네 고기집에서 돼지바베큐를 구어서 파신다.

정말 맛있다.

좀 탄탄한 상추에 파채에 쌈장묻은 꼬치에 고기에 밥에 싸묵으면,

아,,, 정말 맛있다.

 

 

 

주말이 되었다.

주말 저녁밥은 대개 내가 한다.

미역꾹과 오징어숙회를 하였다.

형편이 어려워져서 있던 인덕션을 뜯어내고 가스렌지를 다시 설치했더니,

밥하는데 겁나 더웠다.

머,, 그건 그렇고...

미역꾹을 아내가 잘 만드는데, 나도 정공법으로 해보았다.

소고기볶고 거기다가 미역볶고 국간장 좀 넣고,,,

머 해봤는데, 간볼때는 도대체 맛이 밍밍한거 같더니,

국그릇에 떠놓고 묵어보니 맛있다.허허허ㅡ

오징어숙회는 머... 그냥 오징어.

아들이 좋아하는 오징어다.

 

 

 

일요일의 저녁밥이다.

오징어를 두마리 샀었다.

한마리는 토요일에 저러게 숙회로 해묵고,

남은 한마리는 저러게 국으로 해먹었다.

된장베이스 오징어국인데, 컨셉을 어케 잡아야하나 좀 고민했었으나,

의외로 맛있었다.

아내님은 게국물같다고 극찬해주셨다.

왼쪽에 넘실넘실한것은 돼지볶음인데,

양념이 과했다. 맛은 있었는데, 지나쳤다.

 

 

 

직장에서 회식을 했다.

회식이 즐거운 성격은 아닌지라 딱히 기대를 하지 않았다.

더구나 메뉴가 굴구이라는데.... 난 굴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대는 더욱 줄어들었는데,

의외로 굴구이는 묵을만했다.

물론 돈주고 사묵지는 않겠지만,

있으니까 묵을만했다. 구우니까 비리지는 않았다.

2차는 내장집에 갔는데,

오.... 근년 묵어본 막창 중에 최고였다.

초벌같은거 아니고, 생거를 바로 구워묵으니 아,,, 아주 맛있었다. 놀라웠다.

의외로 회식에서 먹을거이 즐거웠다.

 

 

 

3차까지 추가회식한 직장동료가 해장이 고프다며 짬뽕시켜막자는 제안에,

함께 달렸던 직장동료들이 동참하고,

어쩌다보니 나도 짬뽕이 땡겨서 해장이 필요없는 상태였으나 함께했다.

굉장히 맛없어 보였는데,

신라면스프맛 나고 나쁘지 않았다.

건강한 맛, 그런거는 아니고,,, 몸에 좋을 것 같지는 않은데 입에 짝짝 붙는 맛이었다.

나보고 돈주고 사묵으라면?

No.

 

 

일하고 왔더니 아내님께서 조화로운 저녁밥을 내어주신다.

냉파목적 바지락 잔뜩 드간 된장국과 제육볶음이다.

특히 제육볶음이 인상적이었다.

지난번에 내가 온갖 재료들을 갈아서 돼지에 재워뒀다가 했던 것에 비해,

아내님은 묵히기보다는 재료의 맛들을 잘 살려서 볶아 내었다.

아내님 것이 돼지맛이 더 잘나서 이게 더 이상적인 맛이었다.

훌륭하였다.

 

 

 

출장갔다가 같이 일한 동료들과 저녁밥 묵었다.

맛은 있었는데,

술없이 생선을 묵고 있으니 무기력해졌다.

 

 

그래서 귀가하여 출장업무를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하는 의미로 문배술23도 한잔빨아보았다.

먼가 갓어른의 느낌이다. 막 독하진 않은데, 살짝 화려한 과일맛이 나며 밝은 느낌이다.

 

 

 

원래 내가 했어야 할 토요일의 저녁밥인데,

아들놈이 울고불고 엄마밥이 묵고싶다고하여,

아내님이 밥을 허고 나는 아들놈과 놀게 되었다.

오늘의 메뉴는 돼지찌개였는데,,,

돼지찌개는 나도 나름 갠짐하게 만드는 메뉴라서, 

아주 조금 약간 욕심이 있었는데,

아내님이 돌발상황에서 갑자기 조리하게 되었는데,

의외로 굉장히 맛나게 만들어버렸다.

이야... 이번 가을은 정말 아내님 요리실력이 하늘로 찔러간다.

나보다 훨씬 내엄마같은 돼지찌개를 만들어버렸다....

 

 

 

일요일이다.

이집에서 보내는 마지막 일요일이었다.

아내님의 배려로 잠을 푹퍼자고 일어나자마자 밥을 묵었다.

날라다니는 밥알.

참 볶은밥용으로 밥을 잘하였다.

 

 

마지막 일요일을 기념(?)하며 소고기를 묵었다.

소득이 많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는 나의 아들놈은,

어울리지 않게 소고기는 참 잘도 묵는다.

냉파를 해야해서, 냉동실에 바지락을 소비하여 된장국을 만들어야했는데,

치매가 온건지... 깜빡하여 바지락없이 된장국을 만들어버렸다.

머,, 맛은,,, 나쁘지는 않았다.

 

 

 

새로 만들어주신거 아니다.

냉파목적으로 한그릇가득 주신것이다.

한끼도 그냥넘길수없고,

같은 반찬 또먹기 싫어하시는 아내님 덕분에 냉파식단이 참 화려했었다.

 

 

 

정말로 많이 정들었던 집을 팔고,

엄청나게 많은 돈을 꾸역꾸역 빌려서 남이살던 새집을 구입했다.

그리고 한푼이라도 아낄려고 셀프등기를 했고,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종료되어서 자축하며 중국음식점에 갔다.

나는 짜장면을 묵었고 아내님은 짬뽕을 드셨다.

아주 조금 달지만 느끼하지 않고, 입에 촥촥 붙는 감칠맛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짜장면은 짜장이 맛나야한다.

그리고 모처럼 지역에 새로 생긴 별다방에 가서 아내님과 담소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참, 오랜만이었고, 오래산 느낌이었다.

 

 

당장 살집이 없어진 우리 가족은,

밥을 해먹기 불편한 상황이 되어,

죽가게에 가서 저녁밥을 묵었다.

나는 낮에도 아내님 짬뽕을 많이 묵었는데,

저녁밥으로 차돌무슨짬뽕국물같은 것을 묵어서 일관성 있는 하루식단을 만들었다.

무슨 개솔이지?....

 

 

 

이렇게 11월의 먹음.

11월도 끝났고, 정들었던 우리집도 안녕이 되었다.

 

 

'Not Go > 먹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  (0) 2023.04.01
12월  (0) 2023.01.08
10월  (1) 2022.11.01
9월  (1) 2022.10.02
8월  (0) 2022.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