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군중심리인지 모르겠지만,
벚꽃피면 이뻐보인다.
파란하늘에 허연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은 참 멋지다.
그런 봄이고,
그런 순천이다.
이것 역시 한 때인지라,
지기 전에, 비오기 전에 부족한 사진이라도 담아둔다.
아침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려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보니 토요일도 열심히 일을 하게 된 올해다.
초미녀아내님이 쌩얼에 잠옷에 배웅해주는 길을 나서,
나는 직장을 가는 길에 동천변을 들렀다.
동천변이다.
벚꽃이 정말 만개했다.
이제부터는 실실 질듯...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다.
그리고 까꿍이.
지금이 까꿍이에게는 물만난 생선같은 때다.
사진에 담을 수는 없지만, 벚꽃더미 아래로 까고 달리는 맛은,,
KIA~~~
뒷창에 비치는 벚꽃이다.
출근시간에 관종되기 싫어서 뚜껑닫고 있었는데,
결국은 까게 되었다.
꼭 벗기면 사람들이 많이 쳐다본다.
그게.. 본능인가봐ㅡ
촌꾸석지에서 부자아닌 주인만나서 혹독하게 마일리지 올리고 있는 까꿍이다.
촌에서 사니 이런거라도 실컷 보렴.
이런 장면에 들어있는 까꿍이를 보는 내 마음은 그냥 마냥 좋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물론 지금은 한참 아름다울 때다..
롤바 너머로 보이는 동천과 벚꽃과 아파트.
이제 그만 놀고 출근해야지...
점심
나는 직장에서 점심을 먹지 않는다.
작년에는 저녁도 안묵었었는데,
올해는 초미녀아내님이 저녁안묵으면 나를 잡아묵을거 같아서 저녁은 묵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점심시간이 한가하다.
머?
한가해?
그래서 아침 출근길에 간데 또 갔다.
이 동천 너머로 보이는 저 벚꽃길이 내가 작년에 갔던 곳이고, 저번에 초미녀아내님과 저녁에 갔던 곳이다.
동천변에 이렇게 양쪽으로 벚꽃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 쪽은 하천 반대쪽이 공사판이라 아숩고,
저 쪽은 하천 반대쪽이 비닐하우스라 아숩다.
오매!!
노란꽃이 있으니까 먼가 조금 흐리멍텅한 하늘색이 보완되는거 같었다.
시민님들은 이렇게 대낮에 꽃나들이들을 하고 계셨다.
식사들은 하셨어요??
순천시민들은 진짜 복이다.
동천이 휘어져가고,
벚꽃도 노란꽃도 휘어져간다.
안내판보니까 꽃밭 드가지 마라던디요....
다들 외국인들이세요??
그런데 이상허게 자꾸 강건너를 가고 싶다....
작년에도 가봤는데,,,
여기는 먼가 좀 아숩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 한샷허고.
까꿍이에 봄이 떨어지고 있었다.
ㅇㄱㅇㄱㅇㄱㅇㄱㅇㄱ
충분히 봄스럽고 이쁜 여기는 그만 보고요,,
반대쪽으로 가보자.
일단 차는 더이상 못간다니깐, 너는 여기 있어라잉.
그리고,
작년에도 건너갔던 이 다리를 건너간다.
익숙하지만 같지않은 장면.
어째 작년보다 하늘은 더 흐린 것 같었다.
그래.
이거였다.
이 벚꽃터널...
하늘을 벚꽃이 가리고 있는 이 장면.
내가 아까 있었던 곳은 이 동천 건너편.
점심시간 끝나기 전에 직장에 복귀해야하니 계속 갈수가 없어서 도중에 리턴한다..
작장에서 5분만 차타고 가면 이런 공간을 올 수 있다는데 감사하다.
토요일 점심때여서인지, 제법 많은 시민분들이 벚꽃구경을 나오셨다.
그래서 사람빼고 찍어봤다.
이 벚꽃 길이 끝나면 큰 자동차도로가 나오고,
그 자동차도로 건너편이 순천만정원이다.
더 걷고 싶지만,
더 보고 싶지만,
지금 직장 짤리면 답도 없다.
가자..
밤
퇴근하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오늘가면 벚꽃도 많이 죽겠다싶어서,
밤벚꽃을 마지막으로 담아두자는 생각에 집을 나섰다.
아침에 가고, 점심에 간 곳을 밤에 또 왔다.
반대편 둑 위에 조명이 저렇게 보인다.
이 얼마나 관종스런 짓인냐만...
좋은걸 어찌냐...
까만밤과 하얀벚꽃.
이리찍고 저리찍어본다만,
눈에 불을 키고 있는 요것이 인상적이긴 허다.
근데 불이 하얀불아니고 누런불이야...
요라고 오밤중에 30대 기혼남성 혼자서 꽃아래 뚜껑열어놓고 사진찍고 놀았다.
올해로 순천사는지 3년째이지만,
이런 곳(=촌)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이런 관종짓을 해도 별로 눈에 안띈다. ㅋㅋ
이렇게 올해도 벚꽃에 까꿍이 남겨주었다.
헤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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