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with Opener

지리산 등산

朝聞道夕死可矣 2018. 9. 24. 23:57

오늘은 추석이다.

나는 아부지와 1박 2일 코스로 지리산을 등산하고 왔다.


살면서 아부지 덕분에 희한한 경험을 몇 가지 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첫날



1박 2일 동안 산타는 것은 내게 처음인지라,,

산을 꽤나 심하게 타오신 아부지가 준비물까지 다 적어주셔서 그것만 딱 챙겨서 출발했다.


함양 백무동이라는 곳에서 아부지를 만났고,

까꿍이에 아부지를 모시고 성삼재로 갔다.

아부지는 달궁삼거리 지나 성삼재로 가는 길에서,

까꿍이의 승차감을 견디지 못하고 멀미증상을 보이셨다.


성삼재에서 출발한다.


노고단은 패쓰하고,

출발한지 3시간 35분만에 삼도봉에 도착.


출발한지 4시간 29분에 식사를 했다.

우리동네에 젤 맛있는 김밥 두줄씩 아부지랑 묵었다.


출발한지 5시간 16분만에 토끼봉에 도착.


출발한지 7시간만에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1도 재미없었음.


출발한지 8시간 39분에 형제봉 패스.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여 식사를 이것으로 했다.

물 필요없는 즉석밥같은 건데,

편할 줄 알았다.

하지만,

국립공원 내에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없어서,

저거 묵고 남은 쓰레기를 계속 가방에 넣고 다녀야 했다.

결국 내 아파트와서 버렸음...


맛은 있었다.


밥묵고 적당히 쉬고,

아빠와 엄마의 의견이 사사껀껀 맞지 않는 한 가정의 대화를 들으며,

벽소령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출발한다.


출발한지 11시간 31분에 선비샘을 패스.

여기 물은 정말 요실금처럼 나오는데, 맛은 있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힘들었다.

벽소령에서 비염약을 묵었더니 계속 걸어가는데 너무너무 잠이 와서 힘들었었다.


출발한지 12시간 51분에 칠선봉 패스.


출발한지 13시간 59분에 세석대피소 전에 마지막 봉우리인 영신봉을 패스.


출발한지 14시간 33분에 숙소인 세석대피소에 도착했다.


벽소령대피소가 공사드가면서 세석대피소가 무척 인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이 시기는 수요가 많은지, 추첨을 했다.

경쟁률은 7:1 정도였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되었다.

그래서 산행을 할 수 있었던 거였다.

잠자는 것은 군대 내무반보다 낫다.


동생이 등산간다고 챙겨준 식량.


밥묵고 나는 신나게 잤다.

14시간 걸어봐 ㅆㅂ...

숨질듯이 코골면서..




막날


오전 4시에 일어나서,

아부지랑 간편하게 식사를 하고 출발했다.


이렇게 세석대피소를 떠난다.

아부지 말로는 내가 시종일관 코를 심허게 골았다고 하는데,

같은 방 배정받은 등산객님(내 아부지 포함)들께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


출발한지 1시간 49분에 연하봉 패스.


출발한지 2시간 12분에 장터목 대피소 도착.

천왕봉 초입에 있는 장터목 대피소다.

여기서 장이 열려서 장터목 대피소라는데,,

1800m까지 올라와서 서로 상거래하고 내려가고 그랬다고??

무슨 아즈텍인가??


출발한지 2시간 38분에 제석봉 패스.


출발한지 3시간 11분에 통천문 패스.


출발한지 3시간 35분에 정상에 도착했다.


내발로 걸어올라간 산 중에서는 가장 높은 고도다.

전날부터 시작된 길고긴 킵워킹이 이것 때문이라니,, 좀 허탈하기도 했으나,,, 좀 뿌듯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에 느끼고 있기에는 바람이 미친듯이 불고 몹시 추웠다.


그 와중에 나는 엄마님께 효자 퍼포먼스를 시전했다.

어째, 나이를 묵어갈수록 뻔뻔함이 자라는 거 같다.


이제 내려가는 길이다.

장터목 지나서 첫번째 돌오르막길 지나고 나오는 곳인데,

여기가 가장 좋았었다.


그리고 장터목 지나서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5.8km는 이렇게 시종일관 돌밭이다.

내려가는데 진짜 무릎 작살나는 줄 알았다.


마음에 분노가 쌓일수록 종점이 가까워지더니,

안녕히 가란다.

어찌나 반갑던지....

이렇게 1박 2일 성삼재ㅡ천왕봉ㅡ백무동 35.2km 등산이 마무리되었다.


백무동 어디 식당에서 드디어 밥다운 밥을 묵고,



아부지가 운전하는 요 녀석을 타고 까꿍이가 있는 성삼재로 간다.

편안하고 조용하고 생각보다 가속도 갠짐한 좋은 녀석이었다.


이렇게 아부지와 지리산 등산이 끝났다.



음...

이래저래 정리를 하면,

ㅡ 아부지가 제안하신 산행이었고, 아부지와 함께했음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ㅡ 국립공원 등산할 때는 쓰레기가 안생기게 계획해야겠다. 등산 내내 가방에 쓰레기를 메고 다녔다.

ㅡ 산은 지리산이라던데, 정말 길고 지루하고 힘들었다. 정말 지루산 같았다.

ㅡ 나보다도 무거운 짐을 지고 무거운 데세랄을 목에 걸고도, 나보다 잘 걸어가신 아부지라서 다행이었다.




가장 수고한 녀석.

트레킹 신발로 지리산 종주를 했는데,

신발은 정말 훌륭했다.

하지만 신발이 무척 상해버렸다.

미안하다 신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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