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섬에서 일하던 시절에,
크리스마스 시즌에 섬집에서 막걸리 마시며 혼자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를 봤었다.
영화는 말도 안되는 시간이동 영화인데,
레이첼맥아담스가 아니었더라도 감동 있을 영화였다.
지난 일요일이었다.
우리 부부에게는 나름 중요한 기념일이었다.
세차
초미녀아내님과 연애하던 시절 숄램숄램을 느껴보고자,
일단, 까꿍이부터 닦으러 갔다.
참 오랜만이었다.
2016년이 되고나서 두번째로 내 손으로 까꿍이를 씻기는 것 같았다.
이 녀석은 변한게 없는데 내가 변한거겠지..
까꿍이를 들여오고 줄곧 여기에서만 세차해왔는데,
지난번에 이사하면서 세차장카드를 분실해서,
이번에 이렇게 어쩔 수 없이.....
40000원을 넣었는데,
47000원이 채워졌다.
까꿍이는 이렇게 무척이나 추좁해져있었다.
오랜만에 매트도 꺼내서 깨끗하게 닦으려는 의지를 보였다.
까꿍이는 작은 차라 저 작은 물 바스켓으로도 충분하다.
옆 라인 차주분도 저거랑 똑같은거로 세차하고 계셨다.
카드를 긁어본다.
초벌물질.
카메라가 좋아서, 깨깟하게 보인다.
그리고 곱게곱게 손으로 뽀딱뽀딱 닦어준다.
생각하고보니, 초벌물치기 전에 휠약을 안뿌려서,
헹구기 전에 뿌린다.
그리고 헹구지.
진짜 깨끗허다.
하지만, 간만에 씻겨서인지 또 먼가 실수를 했더라...
그건 나중에 안 사실이고....
물기를 닦는다.
그리고 조금 말리는 시간을 둔다.
내차여서가 아니라 비줠은 정말 갑이다.
4천만원 언더에서 이런 비줠을 보여주는 차가 있나... 싶다.
오랜만에 대시보드커버도 벗기고 털어주었고,
대망의 마지막 과정.
익스프로 블랙을 발라주자.
지난 사고로 왼쪽이랑 본넷 교체했더니,
아주 물이 쫙쫙 달라붙는다.
다 발르고 한 샷 담아보니,,
KIA~~~
원래 이런 핵간지 녀석이었다.
그런데....
세차다해놓고보니,
플라스틱 범퍼랑 가니시를 하나도 안 닦었네........
너무 오랜만에 씻겼다.
봄도 되었으니 다음 인터벌은 줄이자.
씻기고 이렇게 또 밥맥이고.
애키우는거랑 별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비싼 밥 맥일 필요는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아내와 봄마실
세차를 하고 오니,
아내는 이렇게 낭만스레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었다.
옛날 생각하며 출발.
우리 부부는 사성암길에서 데이트를 했었다.
그 기분, 또 느껴볼라고 사성암길 가는거였는데,
광양 다압쪽으로해서 올라가볼려고 했다.
그런데 매화가 제법 피었다.
그래서 까꿍이를 요라고 잠깐 두고,,
매화꽃은 팝콘보다 이뻤다.
초미녀아내님과 한참을 사진찍고 놀다가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매화밭을 나왔다.
그리고 다압을 지나 사성암쪽으로 가는데,,,
차가 밀린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과자도 묵고 그랬는데,,
차가 밀린다.
계속 밀린다.
결국 유턴해서,
다른 길로 돌아갔다.
조금은 늦었지만,
그러길 잘했다.
도착했다. 사성암길.
내인생을 바꿔준 사성암길.
까꿍이를 들이고 처음 감탄했던 길이 이 길이었다.
섬진강이다.
아직은 좀 이른 봄.
아내와 옛날 연애할 때 생각하며 걷다가,
문득 배가 고픔을 누군가 느꼈고, 왔던 길을 돌아갔다.
조금 더 늦게 오면, 좀 더 따뜻하고 화사할 것 같다.
이렇게 아내와 사성암길 데이트했다.
비틀시승
그리고 순천으로 와서 예약했던 비틀을 시승했다.
저게 내가 탄 비틀...
저런걸 사고 싶은건 아니고,
비틀 카브리올레가 관심있어서 시승신청했다.
차는 귀엽고, 실내도 미니보다는 마감이 좋은듯 한데,,
내비가 없다.......
그런데 저 씨트는 참 마음에 들었다.
인근 공단 광활한 직선도로에서 시승을 했는데,
2천시시 디젤엔진이 까꿍이보다 조용하다.
다만, 디젤이라 겔겔거림은 있었다.
그리고 차가 좀 가벼운 느낌이고,
초반 가속은 확실히 더 나았다.
하지만 무게중심이 높은지,,, 롤링도 꽤나 있고, 그립한계가 생각보다 낮았다.
그리고 이어진,
글루미 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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