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Go/ETC

SIVGA Robin SV021

朝聞道夕死可矣 2022. 1. 19. 03:15

헤드폰을 샀다.

헤드폰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게 구린 것도 아닌데,

무심코 그냥 들어가 본 셰ㅇㅇㅇ드에서 저것을 보았다.

 

맞다.

이 헤드폰은 하우징이 나무로 되어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난 목재를 좋아하나보다.

지금 이 집에 이사오면서도 음향장비라고 산 것이 우드콘 달린거였다.

헤드폰도 그렇게 나무로 된 것을 당연히 겟하고 싶었다.

없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못 사는 가격이었을 뿐...

그런데 이번에 나무하우징인데 지금까지 보아왔던 가격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 3일 살까말까하다가,

178,400원을 질러버렸다.

 

 

 

시브가 로빈 스브021이다.

시브가... 시브가... 먼가 발음이 애매하고 모호한 이 회사는 중국회사다.

그러니,,, 나무하우징인데 저 가격이었던거다.

그래서 고민도 많이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싼걸 사서 의외로 맘에드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특히나, 이렇게 극단적 기호품인 경우에는 더 그런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최근에 산 중국공산품은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중국아니면, 내가 이 가격으로 어케 나무하우징 장비를 갖추겠냐싶어서,,

산거였다.

 

 

스펙은 이런다.

내가 가지고 있는 MSR7은,

드라이버 45, 임피던스 35, 주파수대역 5~4만HZ이다.

주파수 범위가 좀 좁은거 같지만, 어차피 난 모르는데다,, 음원이 그리 대단하지 않아서,,,

스펙상으로는 드라이버 사이즈가 크니까, 오히려 기대되는 부분이 있었다.

물론, 가장 큰 기대는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나무"라는 사실이었다.

 

 

오~ 화려하다.

이렇게 화려한 색감이 싼티나지 않는 헤드폰은 내꺼든 놈꺼든 처음본다.

이 모델은 색이 두 가지다. 이거랑 검은색이랑.

그닥 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내가 저렇게 튀는 색을 고른 이유는,

난 검은색과 안 친하고, 어차피 가지고 있는 리시버들이 죄다 검정검정하니까,,

저렇게 화려하고 광빨나는거 하나 정도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였다.

 

 

제품 설명이나 블로그의 사진을 보니 워낙 하우징이 니스떡칠한것마냥 번질번질해서,

싼티가 우려되었으나, 전혀다.

광빨 잘나는 현악기 상판이 연상될 정도로 의외의 고급짐이 있다.

그래도 이어패드가 굉장히 크다.

난 헤드폰이라면 무조건 오버이어 성향인데,

MSR7은 굉장히 타이트한 사이즈다.

근데 이건 귀를 널널하게 감싼다.

게다가 이어패드 소재가 흐물거린다고 할 정도로 굉장히 연하다.

착용감이 굉장히 편하다.

 

 

케이블은 절반만 되도 좋겠는데 굉장히 길고 두껍다.

그리고 양쪽 헤드에 케이블이 다 꽂혀서 어이없게 Y형이다...

 

 

비주얼과 착용감은 지금까지 아주 훌륭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소리가 남았다.

나무니까... 기대되는 소리가 있었다.

김종서 ㅡ 지금은 알 수 없어

박완규 ㅡ 천년의 사랑

넥스트 ㅡ 라젠카세이부어쓰

잉베형 ㅡ 퍼페뜌얼 플레임 앨범

차이코프스키 ㅡ 교향곡 4번(므라빈스키), 1812서곡(도라티)

요런 것들을 들어봤다.

 

 

기대와는 달랐다.

나무라는 소재가 주는 먼가,, 클래식에 어울릴 것 같고, 튀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음색일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선입견은 개뿔이었다.

 

록들은,, 보컬은 깨끗하고 소리가 아주 가깝게 들리지는 않는다.

글고 보컬을 제외한 드럼이나 키보드나 이런 악기 소리들이 엄청 생생하게 들린다.

저음이 그렇게 쨍쨍하게 나오지만 빠방하지는 않다.

음... 그러니까,,, 진동이 크다기 보다는 깨끗하게 뽑는 느낌이다.

그런데, 소리가 날카롭지는 않고 스무쓰하다.

뭉개지지 않는다.

단, 진짜 심벌즈 같은 악기의 소리는 먼가 새는 느낌이 있다.

 

전반적으로 음역대가 다 해상력이 좋다.

음이 생생하게 들리는데, 공간감있게 박력터지는 스타일은 아니고 드라이한 편이다.

화사하지만 폭발력이 있는 소리는 아니다.

그리고 정말 의외로 클래식은 먼가 한톤죽은 느낌으로 소리가 들리고,

잉베형아 노래가 젤 합이 잘 맞는듯.

아주 소리가 미쳐 돌아감...

 

 

캐릭터가 분명한 녀석이다.

그 캐릭터가 의외라서 좀 당황스럽지만,

소리가 선명하고 업되어 있어서,

당분간은 이걸로 들어볼 거 같다.

 

 

나무는 생각보다 흥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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