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ot Opener

순천만

朝聞道夕死可矣 2015. 10. 10. 20:59

나같은 월급쟁이에게 지금의 연휴는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지만,

오프너가 없으니 어디 가고싶은 생각이 없다.


그런다고 방콕하고 있기에는 젠장, 가을이니까,,

전부터 궁금했던 순천만을 보기로 한다.


내가 처음 순천만을 와보았던 건,,

거의 10년 정도 되었을 것 같다.


그 때 이후로 순천만은 지구환경으로써의 가치가 많이 커졌고,

지금은 순천의 장소 이미지의 원천 역할을 하고 있다.


페퍼로니 피자 같은 순천만의 모습을 안 본 것은 아니었다.

작년에 보았던 순천만 전경


(구글링하였습니다....)

다만, 순천만의 일몰이 궁금했다.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일몰사진의 성지와도 같은 순천만.


나도 한 번 보고싶었다.


그런데 딱히 낮에도 할 일은 없거든.

그래서 해떠있을 때도 가보고,

해질무렵에도 가보고 그러기로 했다.




오전


저런 사진은 용산전망대에 가야 찍을 수 있는데,

용산전망대는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가서 뻘밭을 관통하고 등산으로 해야 갈 수 있다.

작년에 가보니, 거의 1시간을 걷게 되더라.

그런데, 굳이 저렇게 힘들지 않더라도,,

쉽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헤헤헤




여기로 오면 된다.


헤헤헤ㅡ


저기로 가면,

1시간 걸을 걸, 



10분만 걸으면 된다.


근데, 나말고도 많이들 알고 있더라.


주차를 하고 걸어가는 주변도 볼만했다.

너라케너라케ㅡ


은갈치마냥 희게 빛나는 억새.


정말,

뻘.


여기서 400m만 올라가면,


두둥ㅡ


파란하늘,

가을스러운 순천만의 모습이었다.


오랜만이다.


작년에는 저멀리 보이는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들어와서 저 다리를 건너고,

반지원정대마냥 저 풀밭을 지나 산을 타고 한참을 한 시간을 걸어 여기 왔었는데,


이렇게 쉽게 오니 참 좋았다.


저기 보이는 한 덩어리는,


바로 요것이지.

그래, 와온.


내려왔다.


와온해변 쪽으로 펼쳐진 뻘밭을 잠깐 보고 갔다.


파란하늘 + 뻘건풀 + 녹색풀 + 회색뻘이 조합된 이 공간은,

멋졌다.


가을이다.


이렇게 순천만을 가볍게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벼가 그냥 멋져 보여서.

하루종일 모땜빵 해봤으면, 이것이 멋져 보이지는 않을거다만..


억새도 그냥 멋져 보여서.


이렇게 찍어보고 가을하늘이 옳구나를 느끼며,

귀가했다.




오후


집에서 뒹굴뒹굴허다가,

계획했던대로, 일몰 사진을 찍어보고자 다시 나섰다.


18시가 일몰 시각이라던데,

도착하니 이런 고도리스런 상황이었다.


몇 시간만 뒤에 와도 이리 달리 보이는데,

지금의 내 모습도 오래 살고 나중에 돌이켜보면, 어떨지...


이런, 영감같은 생각을 하며 걸어갔다.


내 생각은 영감같았고,

내 생각보다 순천만은 참 인기가 많았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어떻게 낑겨낑겨 자리를 잡았고,


이런 사진을 찍었다.


매일 있는 해지는 일인데,

세상은 관심갖기에 따라 유의미해지고,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인듯허다.


해는 이렇게 언제나처럼 저갔다.


생각보다 구름층이 두터워서,

저렇게 쏙 들어가버려서 조금 아쉬웠으나,,


어맛!!!


구름 사이로 잠깐 이렇게 덩그랗게 남은 햇빛 쏴드리고,


다시금 쏘옥ㅡ 들어갔다.

기대했던 장면은 아니었으나,

아니더라도 충분히 멋졌고, 유의미했다.


그렇게 순천만의 해가 사라지자,

하늘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것 또한 멋졌고,

이것 또한 해가 사라지기 전에도 멋졌던 거였다.


이 일몰쇼가 마무리 된건 채 18시가 안되어서 였고,


내래가서 이 덩치 큰 녀석에게 도착해서도 한참 밝았다.




이렇게 순천만을 보며, 쌍십절을 보냈다.


대만애들에게 더욱 유의미하겠지만,

내게는,


부재중에 이런 하루 보낸 것이 유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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