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with Opener

남한강 로드 3일째 ㅡ 집에가자

朝聞道夕死可矣 2014. 8. 8. 21:27

고급지게 호텔방에서 자고 일어났다.

오전 4시에...


함백산에서 일출을 보고 싶었다.

1년 내내 뜨는 해를 새삼스레 보는 게 무슨 유의미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냥 해가 나오는 걸 보고 싶었다.


그래서 오전 4시에 일어났다.

그런데 무슨 소리가 들려...


비온다... ㅆㅂ...


그래서 다시 잤다.




이렇게 마지막날 일정은 시작부터 배래버렸다.











원래 계획은,,

함백산 일출 → 부석사 → 소수서원 → 무섬마을 → 집 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계획일 뿐,,,

비님 오시면서 원래 계획은 플랜B도 아니고 그냥 삭제되었다.


비오는데 절 돌아다녀?

비오는데 서원돌아다녀??


나도 꽤나 잘 돌아다니는 편이지만, 미안하다... 아직 그 정도 고렙은 아니었다.


그럼 호텔에서 여유있게 쉬다가야지 했는데,,,


여기가 집에서 워낙 멀어야지....

지인과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아침먹고 나서기로 결정했다.


아침은 먹고 가기로.












비는 계속되었다.

전망좋은 방 주세요 했는데, 비와서 메리트가 무척 감쇠되었다.

이게 만이천원짜리 사진이다.

내 방에서 골프장이 보이더라.

이 전망 좋은 옵션은 12000원의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저거이 아주 비싼 사진이여...


밥먹으러 간다.

내가 원래 아침밥을 안 먹는다.

그렇게 산 지 꽤나 긴 시간이 지났는데,,,

호텔에서 하룻밤 잔 게 감격스러워서 뭘하면 좀 누릴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아침밥이었다.

게다가 이 투어를 시작한 이후, 지금껏 나는 밥(공기밥)을 먹은 적이 없었다...

호텔 식당스럽다.


지하 1층에 있는데 아이러니하게 식당이름이 하이랜드다.


4인용 호텔식당 식탁에 나 혼자 식사하니, 내가 돈 많이 버는 것처럼 착각되었다.

맞다. 그건 착각이다. 실체는 대출....ㅆㅂ


음식이 나올 때까지 혼자서 시선처리 할 곳이 없어서 밖을 보았는데 비가와...

그래도 이 때까지만 해도,, 가능성이라는 것을 기대했었다.


나는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그냥,,, 정말 을 먹고 싶었거든..

혼자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간만에 밥님의 소중함을 느꼈다.


이제 이 호텔을 떠날 시간이다.

밖에서 기념사진을 하나 담고 싶기도 했으나,

비가 ㄴㅁ 많이 왔다.


여름이다.


출발한다.


원래 계획했던 부석사로 오프너를 이끈다.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는 것을 기대하고......














그런 건 없었다.

혹시나 부석사가면 비가 그칠 줄 알았지....

천만에요... 계속 와요.

정말 부석사 입구까지 갔다가 오프너를 돌려 나왔다.


그럼 소수서원도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바로 무섬마을로 향했다.



무섬마을은 이런 사진 찍는 곳으로 꽤나 유명한 곳인데,,,

비오고 하늘이 우중충하니,,, 어쩜 사진이 잘 나오겠구나하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오프너를 몰았다.


그런데 무섬마을은 너만 가는거 아니자나요....


사람 많더라.

그럼 전원스런 사진 찍는 것은 포기해야지...

게다가,

하늘이 우중충해서 사진이 잘 나오는건 연장 좋을 때 그런거고,,,

이건 그냥 우중충해서 사진이 지저분했다...


즉, 무섬마을도 망했다.


망한 사진들이다.


그래도 오프너는 어디다 찍어도 멋지지ㅡ


처음, 이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되뇌였던 욕심을 버리자던 말이 무색하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욕심을 만들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이번 여행은 꽤나 많은 운이 따라줬었다.

가장 큰 운은,,, 날씨가 적당히 구려서 꽤나 많은 오픈을 할 수 있었다는 거..

비 안오면서 적당히 날이 구리기가 참으로 어렵거든....

그리고 기대이상의 운전재미있는 길들이 많았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새에 기대하게 되고 욕심생겼던 것 같다.


어쨋든, 마지막 날은 이렇게 호텔 아침밥까지 순조로웠고,

나머지는 다 망했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비가 어마무시하게 쏟아졌다.


비가 어마무시하게 와서 좋은 점은 두 가지다.

1) 좀 씻겨진다.

2) 연비주행이 된다. (강수량과 연비는 정적상관관계를 갖는다..)


이게 이번 투어의 최고 연비다.

맨날 저렇게만 나오면 얼마나 좋아..........


하지만, 비오면 운전하는데 불편하니까 짜증나는게 당연하다.

트랙션이 평균이상이라고 보기 어려운 오프너도 자주 움찔움찔했다.

그럴때마다 내 심장도 바운쓰바운쓰했지...


그리고 전에 동해안 탈 때는 못 느꼈었는데,,

무섬마을에서 나와서 광주로 운전해가는데,, 어느순간부터 무릎이 너무 아파...

오른쪽 무릎이....

순간, 왜 박지성씨가 축구 그만두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나도 무릎이 아파 운전을 못하겠어서,,, 휴게소로 드갔다.


비는 여전히 이렇게 때래붓고 있었다.


남은 시간 빗속을 달려 광주 부모님 댁에 도착했다.

이렇게 2박 3일, 총 1351km 여행이 끝났다.

신기방기한 오프너 덕분에 여기저기 참 많이 다니고 있고,

오픈에어링의 참맛 뿐 아니라, 이 나라의 아름다운 공간들을 급격히 많이 알고 느끼고 있다.

오프너 이 ㅅㅋ가.....





요물이다. ㅋ


고생했다. 요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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