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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나들이

朝聞道夕死可矣 2014. 11. 10. 23:34

세상물정 모르는 내가,

 

원래 목적은 단풍을 보며 가을을 느끼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세상을 몰랐다.

 

 

 

 

언제나처럼 금요일 밤에는 음료수를 많이 마시게 된다.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도, 잠을 잤는지도 모르다가 일어나서는,,

 

아! 가을을 마시러 가기로 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나섰다.

단풍을 보고 싶었다.

30대 미혼남성이 혼자 단풍보는게 머 크게 재밌을 것도 없지만,,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순수한 동경이랄까??? ㅋㅋㅋㅋ

그런것도 없지는 않지만,

오프너에게 가을사진을 찍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서 멀지 않은, 노고단과 삼성궁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노고단하고 삼성궁은 멀더라!!!!

 

일시키려면 밥은 먹여야한다.

 

 

 

 

 

 

 

 

 

 

 

노고단

 

노고단은 지리산의 3대 주봉 중의 하나인데,

성삼재에서 산책하듯 갈 수 있다.

그래서 성삼재를 일단 가야하는데,

겪어봐서 알다시피,,

성삼재 가는 길이 또 재미지지.

 

성삼재로 가는 길에 이런 샛길이 있었다.

 

 

오... 가을스럽다.

 

세상물정 모르는 나는,

이것보다 찬란한 단풍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한물간 단풍도 구름낀 아침에 운치있었다.

 

성삼재 가는 업힐 중 오른편에 있는 수도암이라는 암자다.

요즘은 삘이 온다 싶으면 들이밀고 보는데,

정말 우리나라는 알흠다워.

 

단풍을 보고 나같다고 느껴지는 건....

 

아침햇살이 주는 느낌이 참 좋다.

처음에는 당일 일정 소화를 위해,

그러다가는 사람 많은 번잡함이 싫어서 택했던 아침일찍 나들이 습관은,

아침햇살의 유가치함을 알게 해주었다.

 

조신하지 못하게 요망한 곳에 오프너를 들이밀었다.

 

이렇게 남길만한 가을사진을 오프너에게 주었다.

 

그리고 언젠가처럼 성삼재로 업힐라이딩.

오르막길 탈 때는 늘 DS모드로 놓고 타는데,

16.3kg.m의 현실이 아주 약간 조금 아쉬울 때가 있다.

하지만, 자연흡기의 퓨어함이 정말 좋다.

 

이런 사진,

몇 달 전에도, 몇 년 전에도 찍었었다.

 

성삼재에 도착해서 언제나 그랬듯이 꾸석지에 오프너를 놓아두고,

걷기를 시작했다.

 

인간용 톨게이트다.

하애패스 따위는 없음....

 

가을산을 기대했으나,

 

겨울산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것도 베토벤과 브람스가 함께하니 인생의 절반이 후회와 반성인 내게 갠짐했다.

 

노고단 고개를 드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원래는 여기까지밖에 기대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나들이의 목적이 산행은 아니었고,

오기 전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노고단은 예약해서 간다고 했거든...

 

근데, 누가 안막던데???

역시, 부지런하고 볼 일이다.

 

겨울산스런 길을 걸어걸어 올라간다.

늦은 밤까지 직장 동료들과 함께한 음료수는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내장에서 천천히 그 기운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쉽게말해 해장

 

거의 노고단에 다 올라오는가 싶은 곳에,

좌측으로 돌아가니 이런 멋진 세상이 있었다.

 

요즘은 이렇게 등산도 예약제다.

그런데 나는 예약을 하지 않았.....어......

 

이렇게 나같은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길을 막고 일하고 계시더라.

남들 노는 날에, 1500m 고도에서 저렇게 일하시는 것을 보니,

고생많으시네요....

 

그런데, 이상하게 안 막더라.

그래서 그냥 노고단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가서 왼쪽으로 내래오세요. 아줌니!!!

 

정상이다.

군생활을 제외하고 평생 전남권에서 살아온 내 기억에 노고단은 처음인듯....

 

이것이 구름인가요??

 

정말 클라스있어보이는 주차장이다..

저... 계곡에 스믈스믈 구름들어있는거 봐봐야.....

 

구름은 저렇게 산을 스믈스믈 넘어오기도 했다.

아주 볼만하더라.

 

여기서부터는 초보사절이란다.

 

나는 초보니께,,,,

내려간다.

 

오히려 내려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완전치 못한 나는 잘못한 것이 있어,,,

그것들이 미련이 남아, 역시 인생의 절반이 후회와 반성임을 또 느낀 참회의 내리막길???

 

그렇게 가을산보러 갔다가 겨울산보고 반성하고 나왔다.

 

 

 

 

 

 

 

 

 

 

 

성삼재 -> 삼성궁

 

올라왔던 길을, 내려간다.

 

청년보다는 중년스러운 느낌이다.

맛탱이 갔다는거임....

 

이런 길을 가는 것도 재미지다.

하지만, 부지런한(저 때가 10시 44분) 관광버스 때문에 아주 마음껏 재미지지는 못했다.

 

내래가자.

 

다운힐 와인딩을 하면서 느낀건데,

이 녀석은 확실히 순정 컨티넨탈 런플랫타이어보다 조용하다.

스키드소리가 순정타이어에 비하면 거의 없어...

그래서 한계를 얼른 알기가 어렵다.

그런다고 딱히 그립이 떨어지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지....

 

늦은 가을, 끝자락의 단풍을 담아봤다.

 

그렇게 또 한 번의 성삼재 라이딩을 마치고 나온다.

 

나와서 이전에 지나쳤던 섬진강 옆길을 따라 삼성궁으로 향했다.

내 생각보다 성삼재에서 삼성궁가는 길은 멀었다.

 

날이 흐리멍텅해서 뚜껑열고 달리기에 참으로 좋았는데,,

전날 지나치게 음료수 마신 몸을 이끌고 느닷없이 산행을 해서인지,,, 몸이 좋지 않아지더라.

그래서 간단히 커피로 에너지를 보충하고자 하동읍에서 저 가게에 들렀는데,

 

대박이다.

 

내가 좋아하는 샌드위치 같은거인줄 알고 커피에 같이 먹을라고 주문했는데, 납작하네?

 

빠밤~

이거 쩐다.

살짝 구운 얇은 빵으로 포장되어 있어...

 

난 이런거 첨 봤다.

 

살짝 구운 얇은 빵 안에 저렇게 실한 컨텐츠가 들어있는데,,

나는 수전증이 있어서 그냥 샌드위치나 햄버거 같은 걸 먹으면,

컨텐츠가 질질 새는 경우가 많거든.

근데, 이건 그런 일이 없어... 너무 좋았다.

 

굳!

그렇게 아무 기대도 안했는데, 훌륭한 식사를 하고 다시 삼성궁으로 이동한다.

 

삼성궁 가는 길은 먼가 익숙한 처음 가는 길이었는데,

오프너 타기에 무척 적합한 길이었다.

 

오프너, 가을을 밟다.

 

정말, 이 색(이클립스 그레이) 사길 잘했다.

여기에 오렌지색이면, 방정맞지...

 

오프너에 앉아 고개를 들면 저런 붉은 단풍이 들어온다.

운전하면서 아름다운 세상이 머리 위로 지나간다.

정말, 왜 다들 오픈카를 안사는거지???

 

자... 청학동으로 들어갑니다.

 

 

 

 

 

 

 

 

 

 

삼성궁 

괴이하다....

 

삼성궁을 보러 왔는데,,,

삼신궁과 마고성은 저리 가란다.

 

친절한 티켓팅 하시는 분은 삼성궁만 볼꺼면 쩌리가라고 말씀하셨다.

저 문을 통과하려면 만원!!!!

 

그래서 쩌리갔더니,

오천원에 삼성궁을 볼 수 있는 톨게이트가 이렇게 있었다.

 

What a odd scene!!!!

 

여기는 네비게이션이 잘 되어 있다.

 

옛날에는 면도기가 없어서 사람들이 털을 다 길렀나보다...

 

다른 세상 같았다.

 

저기가 입구.

 

삼성궁은 이러하다니 읽어들보세요.

 

 

 

 

오만가지 돌로 담과 벽을 만들어 쌓아두었고,

건물들도 여러개가 있는데 하나도 같은 형식이 없어.

그리고 우중충한 가을날에,

단풍은 완전 끝물인 상태에서,

이런 기이한 공간을 보니,,,

누구처럼 얼떨떨하고 신기한게 아니라,


걸어들어갈수록 괴이하다는 느낌이 커졌다.

한 발 한 발 내딛는게 슬쩍슬쩍 겁이나.

 

단군님을 모셔놓은 건물이다.

예수가 태어나기 2333년 전에 태어나신 우리 민족의 시조님은,

엄마가 곰이었다는데....


미안하다 못믿것다.

 

화려한 음각은 괴이함을 더욱 키워버렸어.

 

이것도 신기, 저것도 신기...

 

네비게이션이 잘 되어 있다.

네비게이션을 따르지 아니하면 경로가 꼬인다.


그런데 저 배달은 도대체 무슨 뜻이지?

찾아봤다.

저런단다.

 

네비를 따라 올라가서 전체적인 조망을 하면,

좀 정신없기는 한데,,, 그것보다는 좀 멋지다.

 

이제 새로 지은 건물도 저렇게 빈티지하게요~

 

네비따라 걸어가며 보니,

여기는 단절이 없어.

물도 돌담도 길도 다 이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건 불교 아닌가요??

 

저 물... 어떻게 마셔볼 수 있겠음??

 

지붕 좀 봐봐라.

정말 노말하지 않은 경관이고 건물이다.

3세대 미니보다 훨씬 NOT NORMAL.

 

우리 민족은 고인 물에 돈 던지는 특이한 민족성이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네비를 따라 삼성궁을 쭉 둘러봤는데,

처음에 들어와서는 괴이한 느낌이 많았으나,,

맨 꼭대기에서 내려오며 어느덧,, 

괴이함은 신기함에서 편안함으로 바뀐 것 같았다.

 

저 문이 출구다.

마치 저 되먹잖은 통로는 절의 다리(=bridge)와 같은 의미이지 않나... 싶었다.

 

이렇게 30대 미혼남성은 괴이한 공간에서 늦은 가을을 경험했다.

 

아... 가을스러워...

 

괴이한 공간은 인기도 많아....

저 중에 오프너 있다.

 

뽀록났네.... 구라친거.

 

이렇게 삼성궁 관광은 마쳤고,

나가려는데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참 운이 좋았어.


여기는 어쩌면, 단풍 반짝이는 가을보다,,

이렇게 느즈막한 가을이 더 적합하겠다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단풍 반짝일 때 왔으면 딴말했겠지!!! 

 

 

 

 


 

 

 

 

 

ps


신대지구로 돌아가는데,,,

오암마... 밥아저씨 생각나는 경관이 보여요~~

 

 

좋은거는 가급적 오프너도 함께요..

 

물 많은 곳에 밥아저씨 생각나는 산도 있었다.

그렇게 나들이는 마쳐져 갔다.


삼성궁 가는 길, 정말 좋다.

 

집에 가다가 친구를 만나서 한참을 같이 달리고... 

그건 철저하게 내 생각이고...

 

뚜껑이 열리고, 핸들링도 재미난 이 오프너는 연비마저도 이렇게 좋을 때가 있다.

 

이렇게 오늘의 나들이를 마쳤다.


오늘 나들이는 딱 2음절로 말할 수 있어.

만추...


단풍을 찾아 시작했던 길이,

단풍 아닌 것에서 만족을 느끼며 마무리가 되었다.


늦은 가을.

어쩌면 나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여,,,

기대했던 맑은하늘의 단풍은 아니었지만,

늦은 가을에 보이는 경관은,



좋았다.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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