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에 아내와 동네 산책을 다녀온 뒤,
소파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했는데,
본인 : 내일은 문경새재나 가볼려구
아내 : 그래. 다녀와.
.....
아내 : 근데 얼마나 걸려?
본인 : 두시간 반 정도?
아내 : 그러면 가지말고 여수나 다녀와.
그래서 여수를 다녀오기로 했다.
아내말 잘 듣는거 같지만,
사실 계획되어 있던 거다.
그래서 저번주에 왔었잔니...
삶에 대한 내 태도와는 다르게,
나는 해뜨는거 보는걸 좋아하고,
사진찍어 남겨두는 걸 좋아한다.
여수는 반도라서 바다를 배경으로 일출과 일몰사진 찍기가 좋은데,
그래서 오동도 쪽으로 일출사이트 하나 잡어두고,
저번주에 와보려다가 날이 구려서 오후에 와봤었다.
그런데,
어제도 밤에 비가 쏟아지더라.
그래서 내심 이번 주도 일출보기 글렀다... 라고 생각했는데,
4시 넘어 일어나 하늘을 보니, 별이 있어.
그래서 5시 넘어서 움직여보았다.
여수의 일출시각은 6시 9분.
5시 54분에 자산공원 일출정에 거의 다 올라왔을 때는 이랬다.
저기가 오동도.
자산공원 일출정에 올라갔는데,
그래도 유명한 곳이어서인지 사람들이 3명이나 있었고,
그 중에 힌머리가 간지나는 만렙으로 보이는 분께서 저 꾸석지에서 깨작깨작거리는 내게,
자기 쪽으로 오라고 하시더니, 이 쪽이 앵글이 좋다며 한 코멘트 주셨다.
그런데, 내공이 엄청난 게 느껴지더라.
그리고 살짝 장비를 봤더니 라이카였다.
제법 빈티지해 보이는..
해는 오동도의 오른쪽으로 뜨는 거 같았는데,
보다시피 수면 위로 까스층이 많아서 마음이 좀 아쉬웠다.
그래도 이런 하늘도 좋고,
이제는 션한 바람도 좋아서,
큰 불만없이 걍 보고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글러먹어가고 있었다.
쳇..
짭프로로 타임랩스까지 시도해 봤는데...
아쉽게 되었다.
결국 내게 이런저런 조언해주신,,
여기는 최적의 일출시기가 8월초란다....
만렙스러워 보이는 아저씨도 장비접고 철수하시고,
나도 자산공원 일출정을 내려왔다.
저기나, 가볼까??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이동네 엑스포했던게 4년 전 이야기가 되었다.
그 때 엑스포 주제가 바다였는데,
당시에 난 섬에서 살고 있어서 전혀 궁금하지 않아 안갔었다.
불법주차해둔 까꿍이한테 삼각대와 짭프로를 맡겨두고,
선선한 아침 바닷바람을 맞으며 오동도 방파제를 걸어갔다.
그런데 잠깐.....
방파제 너머로 붉은 빛이.........
짠.
길가다 돈주은 그런 좋은 기분이었다.
원했던 샷은 분명 아니었으나,
의도하지 않은 우연함이 주는 자연스러움이 생각보다 멋졌다.
특히, 구름이 이리저리 펼쳐진 하늘이 좋았다.
다시 걸었다.
나는 신해철 노래를 들으며 걸었다.
지금은 서양고전음악을 주로 듣지만,
나도 어렸을 때는 서태지 노래를 들었었다.
그런데 신해철 노래는 거의 듣지 않았었는데,
저번에 음악대장님께서 소개해준(?) 이후로 찾아들어보니,
오우~ 내스타일.
그러면서 걷고 있는데,
아니, 해가 또 멋져.
그래서 또 요라고 한참 찍고 감상했다.
하늘이 쨩 멋짐.
다시 오동도 쪽으로 걷다가 만난 반가움.
뒤를 돌아보니 언젠가도 보았던 장면.
데크쪽으로 걸어갔다.
저멀리 벌겋고 허연 등대(?) 꽂아진 방파제가 삐져나온 바다를 보며,
예상외로 정상스레 살고있는 지금의 인생에 감사했다.
걷다보니 어느새 하늘은 이랬다.
오늘도 해구경 잘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구경만 하느라 빌지는 못했네요..
먼 자꾸 비냐...
의존적으로 살지 말자.
근데 난 왜이렇게 해뜨는거 보는게 좋을까??
모처럼 감성스런 시간 가진 아침이었다.
갈수록 나이 묵어가며 오굴거리는 감성이 줄어드는게 느껴졌는데,
모처럼 오늘 일출 위킹은 먼가,, 그런 부분이 좋았었다.
노래도 잘 들리고.
이렇게,
일요일 일출 라이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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