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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공원 in 함양

朝聞道夕死可矣 2016. 12. 4. 14:06

토요일은 김장작업을 하고,


일요일은 어디라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잠깐의 생각끝에 결정된 장소는 상림.


대부분 그러하듯,

그냥 땡긴대로 정하고 별 생각없이 간다.




상림공원


아내가 자고있으니까 조용히 집을 나선다.


상림은 함양에 있는데,

우리집에서 약 100km 정도 떨어져 있다.

요즘은 겨울이라 5시 55분에는 해가 뜨지 않아 춥다.

그래서 어차피 뚜껑 못 깔 것이니, 얼른 가는 쪽으로 해서 고속도로로 간다.


근데, 이게,, 순천ㅡ완주 타다가 남원JC에서 88로 갈아타는 루트인데,,

도로에 차량도 별로 없고, 가로등도 별로 없고...

졸린다아......아...

이 힘겨운 상황을 노라조님들의 노래를 랩으로 따라 부르며 포도시 극복하여,,


도착.

해가 스믈스믈 나오는 타이밍.


상림은 나도 오며가며 이름은 몇 번 들어보았었다.

그런데 똑똑하기로 유명한 최치원님이 여기 태수일 때 만든 최초의 인공 숲이란다.

그러면,,, 통일신라시대라는 얘기인데,,,

머여? 천년 한참도 전에 만들었다는 거여... ㅎㄷㄷ


내 예상과는 달리 길쭉하게 만들어져 있는 숲인데,

강뚝을 베이스로 만들었을 것이니 길쭉헌게 당연한 것 같다.


추천코스로 걸어보았다.


오른쪽에는 이런 뻘같은 땅이 있는데,

원래는 연밭이었던 거다.


겨울에 숲길.


겨울에 아침하늘.


좀 춥기도 하고,

녹색잎 없이 스산한 느낌은 먼가 쓸쓸한 느낌이었으나,

좋은 느낌이었다.


30대 중반 아재는 요라고 걸었다.


이런 장면들을 뚤레뚤레 보면서, 생각하면서, 느끼면서,, 

걷는다.

일찍 일어나니, 간만에 나같은 시간을 좀 가진 듯.


걷다보면, 집이 있고,,

그 집 옆에 이런 비석이 있는데,

문창후=최치원.


저 비석 옆에 있는 집이 이 사운정.

해운(海雲)이 최치원의 호이니,

이건, 최치원을 추모하는 건물이겠다.


걷다보면,

요런 오싹한 석불.

손모가지... ㄷㄷㄷㄷ


산책로에서 오른쪽 둑으로 올라서 보면 이런 장면.

이 강물의 범람을 막을라고 한거였어..


계속 걷다보면 또 이런 장면.

요 전망대같은 건물은 함화루.


그 앞에 너른 들.


요라고 상림을 둘러 걸어보았는데,

익히 들어본 공간을 처음 오게 된 것이 어쩌다보니 겨울이다만,

아무래도 나뭇잎 와장창 붙었을 때 모습이 기대가 된다.


간만에 한가하게 걷고,

생각도 하고 좋았다.




컴백홈로드


하지만 정말 좋은 것은 길 위에 있지.

ㅋㅋ


정말 뚜껑열고 싶었지만,

이런 기온에서 여는 것은 객기이며 관종스러워,,

꾹 참고 주행한다.


다만, 돌아갈 때는 국도를 타고 가는 것으로!



일단은 상림에서 나와 운봉사거리로 1차 기착지를 잡아서 간다.

지도로 보면 이 길의 재미가 나타나지 않지만,

함양군까지는 산 중턱을 끼고 달리는 두루뭉술한 느낌의 여유있는 라이딩이 재미가 있다.



운봉사거리를 넘어가, 그 다음에는 고기삼거리를 찍고 가다보니,,

오른쪽에 먼,, 돈대같은 것이 있어서 지나쳐보니, 저수지가 있었다.

그게 지도에 빨간동그라미.

먼가 이쁜 장면이 있을 것 같아 그냥 까꿍이를 밀고 들어갔는데,


진짜 있어.


오전 8시 43분에 구름낀 하늘과 고요한 저수지의 수면.

머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므흣한 느낌.

좋았음.


이런 재미가 있단 말이지.



그렇게 저수지 느닷없이 하나 보고,

고기삼거리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최고의 와인딩 코스인,

저기 빨간색 화살표 방향으로 갈려고 했다.

바로, 고기댐 -> 정령치 -> 달궁삼거리 -> 성삼재 요 코스.


엄마의 간.


워................. ㅆㅂㅆㅂ....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요 샛길로 드가보았다.

가다보니, 길이 끝나고,,


이게 고기댐이지.. 싶더라.


헤헤ㅡ

요라고 한 샷 찍고, 


돌아나와야지 머 어쩔....

최상급 와인딩을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알고보니 이미 나는 느닷없는 저수지에서부터 오픈라이딩 중이었더라.



하지만,

예상치 못한 와인딩은 있었다.

봐봐.

재미있겄냐, 없겄냐.

ㅋㅋ


기대 하나도 없었는데,

진짜 개핵꿀잼이었다.

기온도 낮고 그래서 타이어 스트레스 주면서 와인딩을 하지는 않았지만,

코스가 워낙 좋다보니, 아주 즐거웠다.


그리고 남은 구간은 19번 국도를 타고 또 고속 크루징.



아....

정말 재밌는 아침 라이딩이었다.


잡아돌리면 잡아돌리는대로,

밟으면 밟는대로,

운전만으로 눈물이 어른거리고 심장이 쫠깃쫠깃해지는 기분.


미니 로드스터는 그런 차다.

그리고 나는 환자인게야....




나는 오늘도 라이딩을 마치고,

주차장에서 걸어가며 또 감탄사를 뱉었다.



"이 차가 내 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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