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with 두발이

안녕 두발이

朝聞道夕死可矣 2019. 9. 29. 21:45

두발이도 안녕했다.

좀 아쉽지만 그렇게 되었다.




동네 너머로 해가 뜨고 있다.

맞다. 출근 중이다.


오랜만에 출근을 두발이 타고 한다.

그런데 직장이 여수인데요??

집에서 35km 떨어진...


동네 앞에 터널을 지나 내리막길에서 정원쪽을 조망하며 간다.


그리고 연삼동을 지나쳐,


역에 도착했다.

그래.

두발이 타고 역에 와서 역에서 기차타고 여수가는거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두발이를 탔다.




상황은 이렇게 전개되었다.

이렇게 기차타고 가기 전날에 직장에서 회식이 있어가지고,

약간 음주를 해야했어서,

애초에 출근할때 까꿍이를 여수엑스포역 주차장에 두고 갔다가,

회식을 마친 후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


그 회식자리에서,

어쩌다가 회식자리에서 대화가 두발이로 갔다가,

내가 이걸 팔려고 한다니까는,

예상외로,,

두 개 부서의 부장님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 내 두발이를 사겠단다..

그래서 나는 흥이 좀 올라가지고,

빨리 계좌이체 해주시는 부장님께 두발이를 넘기겠다고 했더니,

우리 부장님이 정말 바로 계좌이체를 해주셔서,


회식 다음날,

두발이를 가지고 출근을 했다.




그렇게 두발이는 우리 부장님에게 팔려서 갔다.




음....

두발이는 내게,, 좀 계륵같아진 요즘이었다.


좋은점)

ㅡ 돌돌돌 굴려가며 바람맞고 그런게 좋다.

ㅡ 음주 뒷날 차가지러 갈 때 좋다.


별로인점)

ㅡ 실제로 탈만한 도로는 자전거도로인데, 현행법상 불법이다.

ㅡ 휴대성이 좋지 않은데, 동네에 어디 가게를 가더라도 가게 앞에 어디 놓고 가기가 좀 그런다.




실제로 동네 한바퀴할때 주로 탔는데,

앞으로 내 삶에서 동네 한바퀴 하면서 맥주한캔할만큼 여유있을 시기는 당분간 없어서,

지금 내가 처한 현실과 꽤나 괴리감이 생겨버렸다.


더군다나,

아들이 나오면서 살림이 늘고,

좁은 집이 확장형이라 베란다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

그 희소한 공간에 두발이가 맨날 드가있으면서 그 공간이 더 좁아지긴 했다.




무튼,

이렇게 2016년 12월 31일부터 함께해 온 두발이와 안녕했다.


우리 부장님과 잘살아라.




아내님이 아직도 집에 두발이가 없어진 걸 모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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