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with Opener

노량을 보았다.

朝聞道夕死可矣 2023. 12. 28. 22:55

김한민감독은 거래처 관계 때문에 나만 어떻게 저멀리 아는 사이다.

 

 

1년에 한 번씩 박시백화백의 조선왕조실록 만화를 정주행할 정도로,

조선역사에 관심이 조금 있다.

많이 어렸을 때는 삼국지연의를 읽고 의리가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고귀한 가치라고 생각했었고,

그보다 조금 늙어서는 시오노 할머니의 로마인이야기를 읽고,

티베리우스를 동경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을 읽고는,

사람들이 흔히 일컬어지는 킬BW가 정말 끔찍하게 대단한 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선 역사에서 세종대왕님과 이순신님은 무결점 위인이다.

이순신님.

그 트릴로지가 죽음으로 끝나는 영화를 보았다.

배트맨 트릴로지는 해피엔딩이었는데... ㅜ

 

머 사실이야 잘 알려져있으니 굳이 기록할 필요없고,

나의 감상은 크게 두 포인트였다.

 

1. 군인정신

이순신님은 노량해전 이전까지 아군측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전략으로 싸우셨다.

그러나 이 노량해전은 기꺼이 아군이 데미지입는 것을 감수하며 소모전을 하셨다.

여러 역사 매체에서 얘기했듯이,

왜놈들의 후손들이 우리를 다시는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고자,

최대한 많이 죽일려고 하신거 같으다.

승리가 목표가 아닌 최대살상이 목표였던거 같다.

그럴려면 아군의 희생은 감수해야했고,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군인정신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군이 죽어나가는 것은 안타까우나,

결국 군인은 백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희생을 감수해야한다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분명한 건, 선조개새끼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고, 백성을 지키기 위해서!

 

2. 지겨운 북소리

영화에서는, 난전이 되며 이순신님의 정신이 혼미해지고 급기야 헛것들이 보이다가,

그때부터 영화끝날때까지 거의 계속 북소리가 터지는데,

듣다보니 막판에 백윤식 할아버지의 구토가 공감될 정도로 좀 징했다.

그런데,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생각해보니,

감독이 이정도는 감수해라고 일부러 그런거 같기도 했다.

고작 이 북소리가 지겨운가?

이순신님은 7년간 생사를 걸고 가끔은 굴욕도 당하면서,

한결같이 치열하게 왜놈들과 싸워서 이겨오셨는데,

그 팽팽한 실같은 상태로 7년을 사셨는데,

후손놈이 편하게 영화나 때리고 있으면서 고작 북소리 좀 오래 때린다고 지겨운 것이냐?

영화에서 결국 생을 마감허시는 이순신님께 묵념허라는 준엄한 꾸짖음 같았다.

감독은 이순신님 영화를 이렇게 대작 트릴로지로 만들었으니, 그래도 된다.

 

 

이렇게 크게 두 가지를 느꼈다.

 

분명 기록에서 증명되듯,

이순신님은 선조개새끼에게 능멸수준의 대접을 받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저렇게 틈하나없이 치열하게 7년을 싸워 이겨오셨을까?

전승이라는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고, 전승을 이끈 과정이 대단한거다.

그런 과정을 살아오신,

도대체 무엇때문에, 무엇을 위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분명 선조개새끼는 그 이유가 아닌데.

정말로 백성 하나만으로.

그들을 지키기 위함이었을까?

근데 다른 것은 도대체가 해석이 안된다.

조선이 결국 망하는데,

큰 이유가 양반놈들이 백성을 보살피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백성을 보살피는 마음이 있었다면 그렇게 미친놈들처럼 당파싸움에 매달리지도 않았을테고...

삼정의 문란으로 대표되는 관리의 부패도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에서 진린의 말처럼,

조선은 이순신님이 살리셨고,

그 이후는 이순신님같은 분이 나왔는지 몰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분이 계셨더라도, 그 뜻을 펼칠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만 쓰고,

생각도 그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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