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with Opener

팔려간 신부

朝聞道夕死可矣 2014. 4. 27. 14:22

스메타나 노래 중에 저런 제목의 노래가 있다.

뜨보르작과 함께 체코 국민음악의 거성으로 불리는 스메타나다.

사람들이 가장 흔히 접했을 노래는 '나의 조국' 중 블타바겠지...

나도 내가 국딩이던 시절 경험했었는데, 기억은 온전치가 않다.


체코의 수도는 프라하인데,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도 당연히 프라하에서 초연되었고,

또 프라하를 사랑했던,, 물론 빈을 훨씬 더사랑했겠지만,, 모짜르트가 있다.

아마, 모짜르트 교향곡 중에 프라하가 있을거다.


프라하 중심에서 엽기를 외치고 계신다.  저거 본인임...





나는 2014년 2월 15일에 현재 차인 오프너를 인수했다.

오프너는 첫 차가 아니다.

오프너 타기 전에 대한민국 자동차의 자신감이었던 프라이드를 탔었다.


2009년에 나는 백수생활을 종결짓고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었다.

정규 발령나기 전에 수습교육기간이 있었는데,

그 수습교육기관이 당시 집과 매우 멀어서

차를 좀 서둘러 뽑았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차를 좋아했고,

민증을 따고는 운전하는 것을 좋아했고,

아부지 차 몇 번 몰다가 주차하며 두 번을 화끈하게 '해'먹은 터라,

운전재미가 있고 주차하기가 편한 해치백을 원했었다.


그래서 내가 원했던 것은, 모닝이었다.


그런데, 당시 나는 돈이 없었고,

내가 취직한게 너무나 감격스러우셨던 아부지께서 차를 하사해주셨다.

그래서 내가 탈 차는 아부지가 모닝은 안된다고 하셔서 그보다 조쿰 더 큰 프라이드로 결정되었다.


차종이 결정되니,

연료를 결정해야했다.

펀치 넘치고 연비좋은 디젤이냐 겔겔겔겔 하지 않는 가솔린이냐...

당시 '프디'는 거의 인터넷 일부 사이트에서 신격화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나 또한, 디젤이 갖는 메리트에 많이 끌렸으나,

초기비용과 NVH의 본질적인 한계를 외면하지 못하고 가솔린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나서, 색을 결정해야 했는데,

나는 뻘건색을 원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뻘건색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1) 결제권자의 반대

2) 출고지연


당장 수습교육기관은 다녀야 하니 가장 빨리 나오는 색으로 결정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시멘트 색을 사게 되었다.


내가 원했던 색은 아니었지만,

내 첫차는 너무나 감동이었다.

직장생활은 예상보다 험난했고,

어쩌다보니 이어져오던 이성교제도 종결되었고,

여러모로 내 생활이 쉽지 않았을 때,

차를 타고 운전하는 순간만큼은,

모든게 내 의지대로 되었었다.

세상이 내 맘대로 되는게 별로 없던 시절에,

지금도 그 부분은 큰 차이는 없지만,

내 차는 내게 정말 행복이었다.




그러나 지금 내 차는 저 차가 아니고,

오프너다.

그래서 내 첫차는 타지 않게 되었다.

2월 15일부터...


처음에는 두 대를 내가 운용하려 했고,

그래서 보험까지 다 갱신했었다.

그런데, 오프너가 내게 주는 행복은 예상보다 컸다.


오프너를 산 이후 프라이드는 한 번. 단 한 번 운전했었다.








그리고 내 첫 차는 팔렸다.









미안한 마음이 많다.

그래서 내 첫 차가 내게 준 고마움을 담아 지금까지 함께했던 모습을 간단히 되새김질하련다.






100828 보성


110129 고창


110312 사고가 있었다.

앞차축이 뒤틀리는 사고였다. 나의 부주의로 차는 엔진을 내렸고, 나는 살았다.


110720 완도


120106 강진


120215 남해안 어딘가


130228 동해안 어딘가


131003 축구장 주변


140207 섬


140215 오프너 인수일..









다음 오너는 덜 욕나오게 운전하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처음이었고, 저 녀석이 있었던 내 인생이 그래도 괜찮았던 시절이었는데,,

마지막은 보지도 못한 것이 무생물에게도 너무나 아쉬움과 미안함이 남는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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