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지리산을 지나면 남해안에 다다르기 전에 백운산이 있다.
이게 인지도에 비해 꽤나 덩치가 좀 있어서,
이걸 끼고 있는 광양은 실질 생활권이 찢어져있고,
좋은 계곡들을 많이 끼고 있다.
어느새 11월이고,
아내님이 주신 소중한 휴식일에 어디 가볼까 고민하다가,
가을을 즐겨야지심정으로 멀지 않은 곳을 뒤적이다가,
저번에 간 옥룡계곡 옆에 어치계곡 끝에 구시폭포라는 것이 있었다.
이 나라의 가을은 강수량이 많지 않고, 산지가 높지 않아서,
폭포를 크게 기대한 건 아니었고,
적당히 얼룩덜룩해서 사람 별로 없는 가을을 즐기고 싶었다.
어치계곡을 끝까지 드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감이 참 많았다.
구시폭포에서 구경할거는 크게,
구시폭포하고 그 위에 선녀탕이라고 이름 붙여논거,
그거 두 개다.
선녀탕
AV의 가치를 느낀다.
구시폭포
예상과 달리,
폭포가 굉장히 볼만하였다.
+ 위에서
이러게 가을을 즐겼다.
가을을 즐긴다...
밖에 이쁜거 보러 다니는게 취향인 내 입장에서,
가을의 최이쁨은 누구나처럼 쨍한 단풍인 거 같다.
근데 그러게 쨍한 단풍 찾다가 현타가 와서 든 생각인데,
단풍은 죽어가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죽어가는 나무를 쨍하네 아니네 골라가며 이쁘다고 사진찍는 짓에,
조금 회의가 들었다.
하지만 이쁜걸 어째요....
비건 못하고 있는거랑 비슷한거 같았다.
그리고 이러게 녹색많아서 안쨍한 나무가,
오히려 생생한 나무인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저런 개똥철학같은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기대 이상의 장면(특히 폭포)을 접하고,
사진 찍는다고 앉아있었는데,
청량한 공기, 시원한 물소리와 물모양. 사람도 없고.
그냥 그게 참 좋았다.
시간이 많았으면 좀 멍 때리고 싶고 그러기도 했는데,
나도 그러게 한가하지 않아요..... ㅋㅋ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집 가까운 곳에서 충분히 가을을 즐겼다.
즐거웠다.
올해는 풍암정을 안갈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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